“벤처위기는 국가위기 인재도 인프라도 없어”

  • 입력 2008년 5월 8일 03시 00분


3년 美유학 마치고 귀국한 안철수 씨

“현재 한국의 벤처 창업 및 이공계 기피 현상은 ‘국가적 위기’입니다.”

최근 3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안철수(사진)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겸 KAIST 석좌교수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CCMM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국내 벤처업계에는 5년 후를 내다볼 만한 싹조차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본보 4월 30일자 A1면 참조

▶창업 없으니 투자 않고 투자 안하니 창업 못해

안 의장은 “미국의 벤처현장을 직접 경험해 보니 그곳에선끊임없이 벤처기업이 생겨났고 또 구글 같은 대기업도 이런 상생의 벤처 생태계를 만드는 데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며 “자유로운 경쟁과 긴장관계가 건강한 시장을 만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 벤처업계에는 좋은 인재가 없고, 벤처기업을 도와줄 인프라스트럭처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산업 구조도 대기업 위주여서 창업을 해도 가치를 인정받기는커녕 손해를 보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안 의장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부족한 창의력을 제공해주고, 대기업(130만 명)보다 훨씬 더 많은 2000만 명의 일자리도 제공해 준다”며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가진 인재들이 없어 새로운 기업도 없고, 투자할 만한 회사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KAIST의 교수직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안 의장은 올해 2학기부터 ‘비즈니스 이코노믹스’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을 강의한다.

그는 “미국과 같이 경영대, 법대, 의대 등 다양한 학문과 연계해 공대가 대학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이공계가 없는 국가의 미래는 없는 만큼, 기업가 정신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 양성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