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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3일 1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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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층 엑소더스에 빛 바랜 ‘복지 1번지’
서울 노원구 아파트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두 배 이상 가격이 오르면서 ‘대박 명당’으로 급부상했다. 신동아 5월호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은 강남구 대치동에 빗대 ‘소치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학원가가 밀집한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 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다. 2006년 12월까지만 해도 7500만-8500만원에 거래되던 59.4㎡(18평형) 주공아파트가 지금은 2억원에 거래되고, 100㎡(30평형)가 넘는 중대형 민영 아파트 가격은 같은 규모의 강남 아파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고 인근 도봉구로 1호선이 지나며, 동부간선도로·북부간선도로·서울외곽순환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왕십리-중계동 경전철 신설이 예정돼 있는 등 대중교통수단도 잘 갖춰져 있다. 또 북으로는 수락산, 동으로는 불암산, 서쪽으로는 중랑천이 흐르는 수려한 자연 경관을 품고 계획도시로 지어져 환경여건도 유리하다. 지난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사에서 노원구는 전국에서 ‘살기 좋은 곳 1위’로 선정됐다. 복지·문화·주거·기초인프라 부문에서 4점 만점을, 교육·의료·환경 부문에서 3점을 받았다.
부동산 컨설턴트 봉준호씨는 노원구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것은 규제가 적은 3억원 이하 소형 평형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억원 이상 아파트는 LTV(Loan To Value ratio. 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Debt To Income ratio. 총부채상황비율) 규제를 적용받는 반면, 3억원 이하 소형 아파트들은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워 매매가 활발해진 측면이 있다는 것.
개발 호재에 따른 기대감도 노원구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노원구는 상계뉴타운 외에도 노원역 주변 창동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이전한 뒤 그 자리에 대형 컨벤션센터와 호텔 등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뛰면서 노원구 아파트 소유주들 사이에 ‘이번 기회에 제값을 받자’는 여론이 형성됐고 일부에서는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담합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을 못 견딘 서민들이 ‘탈(脫) 노원’ 움직임을 보이면서 ‘복지 노원’의 명성은 옛말이 되고 있다. 더욱이 관(官) 주도로 문화특구와 교육특구에 매달리다 보니 저소득 계층에 대한 배려는 뒷전으로 밀리는 인상이다.<신동아>
※자세한 내용은 신동아 5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