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인자’부진 탈출 나선다
맥도날드는 서울 올림픽을 앞둔 1988년 3월 한국에 진출했다. 올해로 20년이 지난 셈이다.
코카콜라와 함께 미국문화를 상징하는 ‘메가 브랜드’ 맥도날드이지만 국내에서는 ‘토종’인 롯데리아에 밀려 2위다. 외식업계 추정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롯데리아의 시장점유율은 40%, 맥도날드는 20% 안팎이다. 점포 수는 롯데리아가 744개, 맥도날드는 231개다.
맥도날드는 ‘만년 2인자’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배달서비스와 가맹사업 강화를 타개책으로 내놓았다.
레이 프롤리 한국맥도날드 사장은 8일 한국 진출 20년을 맞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231개인 매장을 500여 개로 늘리기 위해 가맹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의 국내 매장 231개 가운데 본사가 직접 경영하지 않고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점포는 9개에 불과하다.
또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강남과 강동, 경기 수원시 등 일부 지역을 위주로 시범 실시하고 있는 24시간 배달서비스 ‘맥 딜리버리’도 확대하기로 했다. 외식업계에서는 이를 20년간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맥도날드의 고육책으로 해석했다.
맥도날드는 2000년대 초반 매장이 350개에 이르는 등 한때 새로운 외식문화의 대명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과 트랜스지방 논란 등 참살이 열풍이 불면서 매장이 119개나 줄어들었다.
한국적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마케팅 전략도 맥도날드의 부진한 성적에 한몫했다.
운전자들이 차에 탄 채 음식을 주문하고 받아 갈 수 있는 ‘맥 드라이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외식업계에서는 10대와 20대가 주 고객인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자가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300원짜리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저가(低價) 미끼 상품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한 것도 결국 매장 좌석회전율을 낮춰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