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중국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 지분 인수를 계기로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라며 “중국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본사를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1월 네덜란드계 중국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Makro)의 지분 100%를 인수해 중국 진출에 나섰다. 마크로는 현재 중국 베이징(北京)에 5개점, 톈진(天津)에 2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베이징에 점포 1곳을 더 낼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중국 정부에 마크로의 사명(社名) 변경을 신청해 놓았으며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뒤 올 하반기부터 롯데마트 간판을 내걸고 영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 대표는 “마크로 8개 점포를 중국에서 ‘시드(seed) 점포’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중국에 롯데마트 점포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본사를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은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외형 확장을 위한 ‘출혈 경쟁’에 나서는 대신 신흥 시장인 중국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인구 4800만 명인 한국에서 400곳 정도의 대형마트가 운영되고 있는 데 비해 인구 13억 명인 중국에서 대형마트는 1600곳에 불과하다”며 “적게 잡아도 아직 3500곳 정도의 대형마트가 들어설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 1위인 롯데는 대형마트 시장에서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밀려 3위에 머물고 있다. 2006년 까르푸 인수에 실패한 롯데마트는 점포 수에서 이마트의 절반에 불과하다. 롯데마트는 국내 매장이 56곳이지만 이마트는 111곳, 홈플러스는 66곳이다.
한편 이날 창립 10주년을 맞은 롯데마트는 회사 엠블럼을 바꾸고 슬로건을 새로 선정해 발표했다. 회사 측은 “새 슬로건 ‘행복드림’은 ‘고객에게 행복을 드린다’는 뜻과 ‘행복한 꿈(Dream)’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