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3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산업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경제지표가 일부 호전됐어도 기업과 가계가 실제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 보고서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물가 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체감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8%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이후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경제성장률이 높아져도 실질구매력 증가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즉,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5%로 3분기(7∼9월)보다 0.3%포인트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실질구매력 증가율은 2.4%로 3분기 증가율(5.0%)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경제 규모가 커져도 국민들이 손에 쥐는 부(富)는 별로 늘지 않은 셈이다.
이 보고서는 “1월 중 소비재 판매액이 전년 1월보다 4.7% 늘어나 직전 월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2.6%)에 비해 증가세가 소폭 확대됐지만 ‘설 효과’를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