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車들 ‘디젤’ 앞세워 美 공략

  • 입력 2008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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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BMW 등 신기술로 까다로운 환경기준 통과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이 신기술로 무장한 디젤차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회사 JD파워에 따르면 벤츠는 올해 ‘블루테크닉(Blue Technics)’이라고 명명한 디젤엔진 승용차 E시리즈를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 BMW도 ‘디젤 귀환을 환영한다(Diesel, Welcome back)’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승용차 3시리즈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를 내놓는다. 아우디는 최고급 승용차 모델인 ‘A8 TDI’를 준비했다.

독일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폴크스바겐이 유일하게 1992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디젤차를 판매해왔고 벤츠도 2005년 미국 시장을 노크했지만 디젤차 판매 실적은 극히 저조했다. BMW와 아우디가 미국에 디젤 모델을 내놓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이들의 디젤차 공세는 기술 발전 덕분이다. 시커먼 매연을 내뿜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컸던 디젤엔진의 유해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성공해 미국 환경기준을 통과한 것.

지난해 하반기 디젤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벤츠의 ‘E320 블루텍’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환경기준을 통과했다. 올해 들어 아우디와 BMW도 자사 디젤모델이 미국 50개주 환경기준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은 디젤차의 천국이다. 승용차의 60%가 디젤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스를 제외한 유럽 각국이 휘발유에 세금을 무겁게 물려 경유(디젤)의 가격경쟁력이 높다. 유럽 자동차메이커들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고 소음과 진동은 물론 기름 냄새가 심한 디젤 엔진의 단점을 개선하는 데 기술력을 집중해왔다.

반면 경유 값이 휘발유보다 오히려 비싼 미국에서는 SUV를 포함한 승용차의 3%만이 디젤차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신호에서 배럴당 100달러의 고유가 시대를 맞아 휘발유 엔진보다 연료소비효율이 높은 디젤 엔진이 미국에서도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격한 환경 기준을 통과한 데다 휘발유보다 연비가 평균 30% 높아 한 번 주유로 966km(약 600마일)를 뛸 수 있는 디젤차를 소비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JD파워는 현재 3%인 디젤차의 미국 승용차 시장점유율이 2017년 14%로 급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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