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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1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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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산업을 제조업이 아니라 디자인산업으로 보는 것, 복권사업을 인쇄업이 아니라 유통업으로 여기는 것…. 여기에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해답이 있습니다. 신성장동력은 무조건 새로운 사업을 찾는 게 아니라 기존 사업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MBA) 곽수근(55·사진) 원장은 “잃어버린 10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10년을 맞는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남들과 달리 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원장은 이를 위해 한국의 경영 교육은 개인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발사업을 디자인업으로 보는 시각의 전환을
그는 “한국의 리더들은 모든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리더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사사건건 개입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고 꼬집었다. 현 정부의 정책 실패도 이런 문제점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것.
“훌륭한 최고경영자(CEO)의 조건은 직접 의사결정을 하고 아랫사람에게 지시를 내리는 게 아닙니다. CEO는 일 잘하는 직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여건만 조성해주면 됩니다.”
직원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권한 위임)’가 국내 기업에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곽 원장은 “이런 풍토가 조성돼야 조직 구성원의 창의성은 물론 문제해결 능력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며 “직원들이 창의성을 갖고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사고할 때 신성장동력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의 새로운 10년을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는 ‘홍길동’과 같은 반항아가 더 필요하다”며 “국내 MBA스쿨이 한국 기업과 사회에 필요한 반항아를 키우는 곳이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 기업케이스 연구 DBR에 연재
서울대 MBA스쿨은 이를 위해 한국형 기업 케이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곽 원장은 “온라인게임 ‘리니지’와 같은 한국 기업의 성공 사례는 글로벌 경영에 맞는 ‘보편성’과 한국 기업만이 갖는 ‘특수성’이 조화를 이룬다”며 “특수성과 보편성이 조화되면 한국형 기업 케이스가 전 세계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의 성공 및 실패 사례를 다룬 서울대 MBA의 한국형 기업 케이스 연구는 동아일보가 15일 첫선을 보이는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도 장기 연재된다.
곽 원장은 “케이스는 해답을 주는 게 아니라 상상력과 스토리를 심어 준다”며 “DBR에 실린 국내 기업 케이스를 통해 비즈니스 리더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핵심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대 MBA도 이를 위해 경영 문제를 부분적으로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판단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체화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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