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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2월 15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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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클수록 층-전망 등 조건 안 좋아… 신중히 골라야
《건설업계가 ‘미분양 털어내기’ 총력전에 들어갔다. 올 9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10만 채에 육박해 미분양 아파트를 언제 팔지 막막한 데다 눈 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비용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분양가를 대폭 할인하거나 출산장려금을 주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로 아파트 파격 세일에 나섰다. 하지만 혜택이 큰 물건일수록 분양가가 비싸거나 층이나 전망 등이 좋지 않은 사례가 많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3년 전 분양가로 팝니다”
두산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2004년에 분양한 ‘두산위브 포세이돈’ 잔여 물량을 3년 전 분양가로 다시 팔고 있다. 3년 전 3.3m²(1평)당 분양가는 아파트 880만 원, 오피스텔 670만 원 선이다.
두산건설 측은 “잔여 물량은 계약자의 잔금 미납 등으로 해약된 물건들”이라며 “최근 주변 시세가 3.3m²당 1600만 원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대주건설도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짓고 있는 ‘엘림 피오레’ 아파트 135채를 3년 전 가격으로 재분양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2004년 5월 ‘대주 파크빌’이란 이름으로 분양에 나섰지만 사업 용지에 돌이 많아 공사 때 소음과 분진 등의 문제로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분양이 중단됐던 사업장이다. 3.3m²당 분양가는 825만∼871만 원 선.
“중도금 없이 분양합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경북 포항시에서 중도금 없는 아파트를 처음 선보여 이례적으로 지방에서 분양에 성공했다. 양덕지구에서 분양 중인 ‘삼성 쉐르빌’ 아파트 945채는 중도금 부담 없이 계약금 10%만 내면 분양을 받을 수 있었고, 나머지 90% 잔금은 입주 때 납입하면 된다. 회사 측은 “자체 사업 용지에 지은 아파트여서 금융 부담이 적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최근 충남 연기군 죽림리에서 분양하는 ‘조치원자이’의 계약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당초 계약금 10%에 중도금 일부를 무이자로 대출하는 조건에서 최근 계약금을 500만∼700만 원 정액제로 맞추고 중도금 전액에 대해 무이자 혜택을 주기로 했다.
“셋째 낳으면 4500만 원 드립니다”
현진은 경남 거제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출산장려금까지 내걸었다.
현진은 거제시 아주동 현진에버빌 420채를 분양하면서 올 연말까지 계약하는 사람에 한해 둘째나 셋째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 1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셋째를 낳으면 출산장려금과 별도로 매년 500만 원씩 7년간 총양육비 3500만 원을 더 주기로 했다. 중도금 무이자와 발코니 확장비 30% 할인, 백화점 상품권 50만 원 등 추가 혜택도 얹었다.
월드건설은 1400만 원 안팎이 드는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제공한다. 회사 측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164채를 분양하면서 발코니 무료 확장과 함께 중도금 이자후불제, 계약금 5%씩 2회 분납 등의 혜택을 내걸었다.
“아파트 원금 보장합니다”
경남 창원시 내·외동에서 분양하고 있는 월드메르디앙은 원금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분양받은 아파트가 가격이 내리면 원금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분양가는 3.3m²당 690만∼850만 원 선이다.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격을 깎아 주는 업체도 나왔다.
풍림산업은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주상복합 ‘광화문 풍림 스페이스 본’의 일부 잔여 오피스텔(75m²)을 당초 분양가보다 2000만 원(9%)가량 할인해 재분양하고 있다.
회사 측은 “당시 오피스텔 분양가(3.3m²당 867만 원)가 다소 높았고 현재 잔여 물량은 층이나 조망이 좋지 않아 할인 판매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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