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나흘 연속 하락…내달 美 금리인하 폭이 ‘1차 변수’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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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4일(거래일 기준) 연속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한때 ‘2,000선 안착’의 기대에 부풀었던 코스피지수는 최근 나흘 동안 1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특히 이달 들어 줄곧 약세를 보이며 20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투자 심리를 급속도로 위축시키고 있다.

증시에서는 장기적인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와 당분간 약세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 국면에 들어선 주요 원인은 미국 증시의 약세와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움직임이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는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추세로 볼 때 당초 코스피지수 1,900 선이 지지선이라고 봤는데 이미 그 아래로 하락한 상태”라며 “다음 지지선은 1,800 선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2,050 선까지 올라간 적이 있으므로 위로는 2,050에서 아래로는 1,800 선 사이에서 당분간 주가가 형성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최소한 12월 중순까지는 조정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윤 센터장이 “장기 추세가 꺾였다고 보지는 않는 만큼 지금 매도에 나설 시점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반면 이 센터장은 “특별한 반등 계기가 없어 내년 전망도 좋지 않다”고 걱정했다.

1차 원인이 미국인 만큼 해결책도 미국에서 나와야 할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음 달 11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되면 어느 정도 주가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면 연일 매도세를 이어 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동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이미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예견된 데다 중국 긴축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어 ‘약효’가 어느 정도일지는 의문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에 가깝다”며 “현재 미국 경기는 기준금리 4.5%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급한 불을 꺼 주기는 하겠지만, 현재 글로벌 증시 급락이 부동산을 담보로 한 미국의 과소비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침체 국면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촬영: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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