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가구 독립선언 “중국산에 내준 시장 다시 찾아오겠다”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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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보루네오는 최근 몇 년간 매출 신장률이 연간 1∼2%에 그치자 학생용 가구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로 하고 올해 8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내부 논의 결과 내년 초 학생용 가구 전문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학생용 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가구업체가 별로 없는 데다 ‘한 자녀 가정’이 늘어 고급 학생용 가구 수요가 커질 것이란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대형 가구업체들이 학생용 가구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현재 1500억 원 규모의 국내 학생용 가구시장에서 중국산 저가(低價) 제품 비중은 70∼80%일 정도로 크다.

가구업계 관계자들은 디자인과 품질로 승부하면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순호 BIF보루네오 영업기획팀장은 “전체 가구시장의 성장률은 연간 3%에 그치지만, 고급 학생용 가구 수요는 매년 6%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엌가구로 유명한 한샘도 지난해 12월 학생용 가구 전문 브랜드 ‘tntn’을 만들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한샘은 ‘초등학교 입학할 때 구입해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쓰는’ 가구 구매 패턴을 바꾸는 데 주력했다. 제품군을 유아용, 초등학생용, 중고등학생용, 대학생 이상 성인용 등 연령대별로 세분화해 가구 교체 주기를 줄였다.

1997년 ‘까사미아 키즈’라는 학생용 가구 브랜드를 처음 내놓으면서 이 시장을 주도한 까사미아도 지난해부터 연령대별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책상과 책꽂이’가 중심이던 학생용 가구에 대한 개념도 바뀌고 있다.

보루네오는 침구, 조명 등 인테리어 소품을 함께 판매해 자녀의 방 전체를 통일된 디자인으로 꾸밀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1998년 학생용 가구 전문업체로 출발한 ‘일룸’은 최근 학습 유형에 따른 책상, 높낮이가 조절되는 책상 등 기능성 제품을 대거 내놓았다.

롯데백화점 가구 구입 담당 손용구 상품기획자(MD)는 “책상 한 개에 150만 원이 넘는 덴마크 가구 ‘플렉사’가 입점한 백화점이 3곳에 이를 정도로 고급 학생용 가구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경숙 한샘 자녀방 사업팀장은 “자녀 수가 줄어도 사교육 시장이 더욱 커진 것처럼 가구시장에서도 부모들의 구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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