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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2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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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전년도에 설립됐던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주도하는 동맹파업이 깃발을 올렸다. 파업은 이듬해 2월 11일까지 계속됐다.
GM은 결국 굴복했고 UAW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했다. 미 전역에 UAW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이후 UAW는 개별 회사에서 임금 인상은 물론 퇴직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까지 차례로 얻어 냈다. 무기는 파업이었다. 1970년엔 67일간의 파업을 통해 근무한 지 30년만 지나면 누구나 은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의료비 지원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한때 미국에선 ‘UAW 노조원=안정된 노후생활’로 통했다. 노조원만 되면 두둑한 월급봉투에 안정된 노후가 가능했고 막강 노조 때문에 해고의 위험도 없었다. 이 때문에 UAW는 미국에선 ‘귀족 노조’라고 불리기도 했다.
2007년 9월 26일. GM과 UAW가 극적인 노사협약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그동안 회사에서 부담하던 퇴직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의료비 부담을 별도로 신설되는 펀드에서 떠안기로 한 것. 회사가 일시에 많은 출연금을 부담해야 하지만 그 펀드는 노조가 운용하기 때문에 회사로선 천문학적인 의료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일부 노조원은 격렬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막강 노조인 UAW 지도부가 회사에 양보했을까.
GM은 미국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지난해 105억6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GM에서 일하는 노조원도 1994년 24만6000명에서 현재는 7만4000명으로 줄어드는 등 계속되는 구조조정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
노조는 양보를 하는 대신 회사로부터 UAW 소속 노조원들이 일하는 미국 공장에 GM이 추가 투자를 한다는 약속을 받아 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노사협상안이 만료되는 2011년에도 현재 7만4000명인 고용 인원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조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일부 노조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측과 합의를 이뤄 낸 것이었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기득권을 버린 UAW의 결단이 과연 GM이 회생하는 발판으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공종식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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