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덜컹덜컹’… 포트폴리오 점검을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2분


글로벌 증시 폭락 후 신규 자금 유입 급감

반등 때 환매 → 은행 - MMF 등 분산투자를

올해 4월 해외 리츠펀드와 아시아, 유럽 등 3개 펀드에 각각 300만 원씩 투자한 회사원 박모(35) 씨는 이달 초 수익률을 확인한 뒤 크게 낙담했다. 리츠펀드는 16%나 하락했고 유럽펀드도 4.5%가 떨어졌기 때문. 그나마 아시아펀드만 14% 수익을 냈지만 전체 평균은 마이너스였다.

박 씨는 “글로벌 신용경색 사태가 터진 뒤에는 겁이 나서 수익률을 확인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환매할 생각은 없지만 해외펀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타격을 받으면서 해외펀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에 ‘몰빵(집중투자)’한 투자자들은 이번 기회에 포트폴리오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해외펀드 신규 자금 유입 끊겨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해외펀드로 들어온 신규 자금은 24조6479억 원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3조4757억 원)보다 7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이달 중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자 매일 1000억 원 이상 유입되던 신규 자금은 14일 400억 원대로 줄었고 20, 21일에는 모두 1182억 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국내 펀드에는 하루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계속 들어와 대조를 이뤘다.

굿모닝신한증권 권정현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에 비해 해외 증시는 관련 정보가 적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펀드 수익률은 글로벌 증시와 다소 거리를 둔 중국을 제외하고는 최근 1개월간 유럽 일본 등 대부분의 지역이 크게 하락했으며 특히 남미 지역의 하락폭이 컸다.

○ “쏠림 투자 바로잡고 해외증시 공부해야”

지역별 전망을 살펴보면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중국은 기업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데다 경제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트남 증시도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유동성 부족과 더불어 급등락이 이어지는 등 불안정하기 때문에 5년 이상 투자할 사람에게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남미 지역은 고수익 고위험 시장인 데다 과열 논란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유럽은 인수합병(M&A)이 활발하고 현금 창출력이 좋지만, 최근 부진한 상태이므로 선진국에 대한 분산 투자 차원에서 고려해볼 만하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펀드로 과도하게 투자한 데다 해당 펀드가 지나치게 하락했다면 반등 시기를 활용해 환매한 뒤 국내 펀드와 은행예금,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안전 자산으로 배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박승훈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해외시장 분석 자료와 신문을 보면서 해당 지역 경제 상황을 파악해야 불안감을 줄이고 투자 방향도 잡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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