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29일 “최 사장이 삼성전자 사장급 임원으로 영입돼 다음 달부터 출근할 예정”이라며 “최 사장은 일단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윤종용 부회장 보좌역으로 일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의 영입은 에너지와 생명공학기술(BT)을 핵심 신수종(新樹種) 사업 중 하나로 키우려는 삼성의 미래 전략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는 당분간 윤 부회장의 보좌역으로 일하며 삼성의 분위기를 익힌 뒤 그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에너지 관련 분야를 책임지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 사장은 GE에서 ‘독보적인 한국인’으로 꼽힌다.
1988년 GE에 입사한 그는 2004년 직원 32만 명의 GE그룹을 이끄는 170여 명의 ‘GE 경영자(GE Corporate Officer·일종의 등기이사)’ 중 한 명으로 선임됐다.
최 사장의 이번 전직(轉職)에는 ‘삼성가(家)’와의 오랜 인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참모총장과 교통부 장관을 지낸 그의 부친 고(故) 최경록 씨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절친한 사이였다. 그 때문에 최 사장은 공군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직후인 1985년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3개월가량 이 창업주를 모시고 일한 경험도 있다.
최 사장은 또 2002년 방한한 GE의 CEO인 제프리 이멜트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오찬 자리에 배석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최 사장의 영입에는 이 회장의 의지가 직접 반영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최 사장은 GE에서 석탄의 유해물질을 줄여 비싼 석유를 대체하는 사업 같은 친환경적 에너지 사업을 담당해 왔다.
이 과정에서 “환경 및 에너지 산업을 새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온 GE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그룹 일각에서는 “최 사장의 영입은 단순히 ‘에너지 사업 진출 본격화’라는 의미를 넘어 인수합병(M&A)에 강한 GE의 경험과 전략까지 참고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증권가 등에서는 삼성그룹이 다른 국내외 기업에 대한 M&A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바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최치훈 삼성전자 CEO 보좌역(사장급)은▼
―50세(최경록 전 육군참모총장·교통부 장관의 아들)
―미국 터프츠대 경영학 학사,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 석사(MBA)
―1988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입사
―1998년 GE에너지 서비스 부문 아시아담당 사장
―2001년 GE에너지 서비스 부문 세계영업총괄 사장 겸 GE그룹 부사장
―2004년 한국인 최초로 ‘GE 경영자(GE Corporate Officer·일종의 등기이사)’로 승진
―2006년 GE에너지 아시아태평양총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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