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르노삼성 ‘SM5 뉴 임프레션’

  • 입력 2007년 7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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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방해하지 않는 차.’

르노삼성자동차 ‘SM5 뉴 임프레션’(사진)의 광고 문구다. 운전자에게 자동차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이 광고는 적당한 크기와 다양한 용도의 패밀리세단이 갖춰야 할 조건들을 함축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성능과 디자인을 일부 개선한 SM5는 패밀리세단의 조건을 나름대로 따르고 있다.

새롭게 바뀐 2000cc급 엔진은 종전 엔진에 비해 회전이 부드럽고 소음은 약간 줄었다. 회사 측은 엔진의 토크가 20kg·m으로 경쟁모델 중 가장 높아 일반적인 주행 때 가속력이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측정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11.2∼11.9초로 경쟁 모델들과 차이가 없었다.

주행 중 가속감도 지극히 평범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185km(속도측정기 수치)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다만 가속되는 느낌은 부드러운 편이었다. 이는 엔진의 회전이 매끄럽고 자동변속기의 변속프로그램 개선으로 이전 모델보다 변속 충격이 완화됐기 때문인 듯했다.

차체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현가장치(서스펜션)의 세팅이 한국 도로 실정에 맞게 조절돼 승차감도 한결 나아졌다.

SM5의 원형 모델은 닛산 ‘티아나’다. 닛산은 BMW처럼 차체의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위해 서스펜션을 강하게 세팅하는 경향이 강한데 르노삼성차는 편안한 승차감을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세팅을 바꾼 것이다.

이로 인해 커브 길을 돌아나갈 때 차체의 기울어짐은 이전 모델보다 약간 증가했고 운전대를 돌렸을 때 차체가 반응하는 핸들링 시간도 조금 늦어졌다. 그래도 동급 모델 중에서는 핸들링이 가장 나은 편이다.

규정 속도 안에서 느긋하게 운전을 할 때 느껴지는 편안함은 이전 모델보다 올라가 패밀리세단에 더욱 어울리는 모습을 갖췄다.

외부 디자인의 경우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브레이크 램프를 교체하기는 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상급 모델인 SM7과 격차를 두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으로 보였다.

일주일 시승하는 동안 ‘생각을 방해하지 않는 차’라는 광고카피와 별다른 특색이 없어 밋밋하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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