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조합원들 “노조서 막지않으면 정상조업 하고 싶어”

  • 입력 2007년 6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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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찬반 유인물 대결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파업을 하루 앞둔 27일 파업 철회를 호소하는 전 노조 간부의 유인물(왼쪽)과 파업 동참을 요구하는 유인물이 동시에 공장 내에 뿌려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파업 찬반 유인물 대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파업을 하루 앞둔 27일 파업 철회를 호소하는 전 노조 간부의 유인물(왼쪽)과 파업 동참을 요구하는 유인물이 동시에 공장 내에 뿌려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생산라인은 이번에도 멈춰 설까.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28일 오후 1시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회사 측은 정상 조업을 하겠다고 밝혀 생산라인 정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컨베이어시스템으로 가동되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30% 이상의 조합원만 파업해도 사실상 정상 가동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 반(反)파업 분위기가 팽배해 있어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회사 “정상 가동”=현대차는 27일 윤여철 사장 주재로 열린 임원회의에서 현대차지부가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힌 28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29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 동안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26일에는 울산공장 9개 사업본부장이 “우리 삶의 터전인 현대차를 진심으로 위한다면 명분 없는 정치파업을 떨쳐 버리고 28, 29일 회사의 정상 조업에 참여해 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회사 측이 노조의 파업 시간대에 정상 조업 방침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해도 대의원 등 조합 간부들의 방해만 없다면 전 공장에서 정상 조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조 “생산라인 강제 정지”=현대차지부는 27일 오후 1시 열린 긴급 운영위에서 28, 29일 파업 돌입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기물 파손 등 폭력은 자제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차지부는 파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대의원과 소위원 등으로 ‘생산라인 가동 저지 순회조’를 구성해 정상 조업이 이뤄지는 부서에 출동해 생산라인을 강제로 정지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집행부는 현장의 반파업 분위기에 대해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한 간부는 “솔직히 특정 부서에서 대부분의 조합원이 정상 조업을 하겠다고 버티면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냐”고 털어놨다.

▽파업 찬반 격론=4공장 소형트럭부 조합원 박모 씨는 27일 “이번 파업에 불참 의사를 밝힌 조합원이 절반 이상”이라며 “대의원만 막지 않는다면 정상 조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2공장 조합원 강모 씨도 “벌써부터 ‘집에서 쉬겠다’거나 ‘볼일을 보겠다’는 조합원이 많아 이번 파업은 금속노조가 의도한 정치파업이 아닌 조기 퇴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면 ‘생각 있는 조합원’이라고 밝힌 조합원은 “자동차 시장이 개방되면 미국의 거대 판매 자본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지 모른다”며 파업에 찬성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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