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증시’ 안에 ‘화끈 증권주’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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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1,800시대가 열렸다. 여기에는 증권주(株)의 약진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19일 증권주는 전날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큰 흐름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들어 18일까지 코스피지수가 25.96% 오르는 동안 증권주는 평균 86.16%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호황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 금융법안심사소위원회 통과 △인수합병(M&A) 기대감 등 증권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지만 사안별로 수혜를 보는 종목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증권사 성장기 돌입”

증시 호황기에는 주식 거래량이 많아져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의 실적도 당연히 좋아진다. 대우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등 소매 영업이 강한 업체들이 증시 호황에 따른 혜택을 좀 더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렇다면 증시 호황은 일시적 현상일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현대증권 구철호 연구원은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개인 자산이 부동산에서 증시로 흘러들어 오는 등 자산구조가 바뀌고 있어 금융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통법의 국회 소위 통과도 증권주에 호재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위원은 “자통법은 이미 알려진 재료지만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될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금융업종 간 경계를 없애고 금융상품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통법이 시행되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금융사만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은행보다는 증권사가 투자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자통법 시행으로 금융의 무게중심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투자에 적극 나서는 곳으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가 꼽혔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부문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투자은행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대우증권도 투자 부문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사안별로 차별적으로 접근해야”

자통법이 시행되면 투자 여력이 큰 대형 증권사는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M&A를 통한 덩치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M&A가 증권주에 호재로 작용하는 이유다.

대우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M&A설이 나오고 있는 교보증권, 서울증권 등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중형 증권사들도 장기적으로는 대형사에 인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도 M&A 의지를 표명한데다, 대주주가 산업은행인 대우증권도 장기적으로는 M&A 대상이 돼 대형 증권사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증권주가 장기적으로 증시 주도주가 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위험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세중 팀장은 “증권주는 주가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개인투자자가 많아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며 “증권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지 판단한 다음 사안별로 혜택을 보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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