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김반석 사장의 ‘스피드 경영’ 효과

  • 입력 2007년 4월 18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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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말 LG대산유화 사장이던 김반석(사진) 사장은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실적 악화로 고전하던 LG화학의 ‘구원투수’ 성격이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임직원에게 “속도가 2배면 성과는 4배로 급증하지만 속도가 절반이면 성과는 4분의 1로 떨어진다”며 ‘속도’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해 왔다. E(에너지)=M(질량)×C(광속)²의 물리학 공식을 ‘성과=자원×속도²’로 응용한 것.

조갑호 LG화학 상무는 “김 사장이 말하는 속도란 시장 변화를 먼저 감지하고, ‘고객 요구에 대응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실행 상태를 자주 점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김반석식 스피드 경영’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1∼3월) 실적으로 매출 2조3807억 원, 영업이익 1269억 원, 경상이익 1556억 원을 올렸다고 1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김 사장 취임 이후 첫 분기인 지난해 1분기보다 93.4%나 늘었다. 매출과 경상이익도 각각 11.8%와 93.4% 증가했다. 전분기에 비해 매출은 1.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3.0%, 경상이익은 57.5% 증가했다.

LG화학은 “PVC 등 석유화학제품의 국제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이와 함께 스피드 경영을 통한 목표 달성에 주력한 것도 실적 향상에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스피드 경영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는 산업재 부문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CFT(Cross Functional Team)와 ‘전문가 풀’ 제도.

CFT는 신제품 개발을 앞두고 연구개발(R&D)과 영업 부서, 생산 부서, 디자인 부서의 인력이 한시적으로 모여 협의하는 조직. 제품별로 각 분야 전문 인력 5∼8명이 참여해 신제품의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의견을 나누고 이를 즉시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산업재 부문은 또 대리점주, 협력업체 사장 등으로 구성된 50명의 전문가 풀과 수시로 연락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이 회사 산업재 부문은 지난해 34개의 신제품을 개발해 이를 통해 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신제품 매출을 1300억 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회사가 연초에 자체적으로 계획한 제품 출시 기한에 맞춰 일을 끝내는 비율도 2005년 57%에서 지난해 74%로 올라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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