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년 연속 영업이익률 급락…수익성 악화

  • 입력 2007년 3월 19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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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자료사진 동아일보
한명숙 전 총리.
자료사진 동아일보
원 달러 환율 급락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비롯한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2년 연속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교시점인 2004년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해 이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일부 있지만 환율과 원자재가격 상승,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주요 수출품목의 제품가격 하락, 내수경기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의 주력기업들이 해외 선진 기업들처럼 기술이나 브랜드가치 제고,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등을 통해 이 같은 대외여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성과는 아직 답보상태라고 평가했다.

◆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영입이익률 급감 =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업종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30대 대기업의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2004년 12.0%에서 2005년 9.4%로, 2.7%포인트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는 7.8%까지 하락해 전년도에 비해 다시 1.5%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004년 1000원 어치의 물건을 팔아 120원의 이익을 남겼으나 갈수록 기업의 경쟁력이나 효율성이 낮아지면서 2005년엔 94원, 지난해엔 78원의 이익 밖에 남기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가총액 1위 상장사인 삼성전자는 2004년 영업이익률이 20.9%였으나 2005년 14%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2004년의 절반 수준인 11.8%까지 떨어졌으며, 하이닉스는 2004년에는 31.5%를 보였으나 2005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4.9%와 24.7%로 하락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POSCO도 2004년과 2005년 25.5%와 27.2%나 됐으나 지난해에는 19.4%로 낮아졌으며, 현대차도 2004년과 2005년 7.2%와 5.1%였으나 지난해에는 5%도 밑돌아 4.5%로 떨어졌다.

LG필립스LCD는 2004년 20.3%나 됐으나 2005년 5.0%로 급락하더니 지난해에는 영업적자로 돌아서 -9.3%를 보였다.

2년 연속 수익성 개선을 보인 곳은 롯데쇼핑, 신세계,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중공업 등 전체의 5개사에 불과했으며, 영업이익률 개선 폭도 대부분 1%포인트 안팎에 그쳤다.

◆ 대외여건 악화가 주요인…경쟁력 강화 부진도 한 몫 = 굿모닝신한증권 김석중 부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10년이 지나는 동안 초기에는 원 달러 환율 상승과 금리 인하 등의 효과를 톡톡히 봤으나 그 이후 환율 등 대외여건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동안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상당부분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는 아직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수익성 악화의 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본부장(상무)은 "원 달러 환율 급락과 유가 등 원자재가격 급등세 등 대외여건이 나빠지면서 제품단가 하락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면서 "기업들은 이같은 대외여건 악화를 해외 선진 기업들처럼 브랜드 가치제고와 기술력 향상으로 극복하려 했으나 성과는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 구희진 기업분석팀장은 "원화의 급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데다 환율이 달러당 1200원 대였던 2004년 경기가 최고조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어 보인다"면서 "앞으로 급격한 원화 강세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나 정보기술(IT) 등의 수출도 추가로 악화되지 않을 것인데다 제품가격 하락도 충분히 선반영된 만큼 향후 기업들의 수익성은 급격한 회복은 힘들겠지만 소폭 개선이나 현상유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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