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국산차죠” vs “개성-품격엔 수입차죠”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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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와 수입차의 정면승부는 이제부터.’ 최근 2000만∼3000만 원대 수입차가 대거 선보이면서 국산차와 수입차는 전면전에 들어갔다. 전선(戰線)의 최전방에 있는 영업사원들은 상대측의 영업 노하우까지 활용해서 고객 잡기에 한창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판매왕들을 만나 영업 현장을 들여다봤다.》

○국산차 판매왕-기아자동차 망우지점 정송주 과장

“수입차와 경쟁하려면 애국심과 인연에 호소하는 세일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정 과장은 국산차 업계를 대표하는 ‘판매의 달인’이다. 2년 연속 260여 대씩을 팔아 2005, 2006년 기아차 판매왕을 석권했다. 하지만 그가 느끼는 수입차에 대한 위기감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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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이성적으로 설득하고 비교 체험을 제공하지 않으면 브랜드파워가 큰 수입차에 밀릴 수밖에 없어요.”

인터뷰 도중 한 고객에게서 전화가 왔다. 3000만 원대의 국산차와 수입차에 대한 문의였다.

그는 “비슷한 가격대라면 수입차보다는 국산차의 성능과 실내공간이 훨씬 뛰어납니다. 정비 서비스 받기도 쉽고요”라며 조목조목 비교 설명해 나갔다.

생산라인에서 7년 동안 근무한 경험 덕분에 웬만한 자동차는 손금 보듯 잘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요즘 틈나는 대로 수입차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연초부터 선보이고 있는 중저가 수입차가 대형차 부문 베스트셀러인 뉴오피러스 인기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잖아요. 국산 경쟁차 못지않게 수입차에 대해서도 장단점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는 임원급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그는 “고객 5000여 명의 경조사비와 활동비를 쓰고 나면 남는 돈은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수입차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그만큼 고급 서비스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 판매왕-메르세데스벤츠 김상균 차장

“국산차 영업에서 배운 대로 고객을 직접 찾아가 승부를 걸었죠.”

매년 100억 원어치의 벤츠를 파는 사나이는 달변이 아니었다. 한 해 2억 원이 넘는 수입을 거두지만 차림새도 사치스럽지 않았다.

“수입차 딜러면 왠지 화려해야 할 것 같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요. 돈 많은 고위직 고객일수록 겸손하고 알뜰해 저도 그렇게 닮아 갑니다.”

1994년 국산차에서 영업을 시작한 그는 고성능차에 끌려 2000년 벤츠로 자리를 옮겼다.

“수입차 영업은 전시장을 찾는 고객 중심으로 이루어져요. 하지만 역발상으로 고객을 찾아 나섰죠.”

그는 고급 주거 단지는 모조리 찾아 다녔다. 호텔 내 기사 대기실도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발로 뛰는 영업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2002년 이후 분기별로 주는 최고 영업사원상을 모두 휩쓸었다.

그는 “과시용보다는 개성을 표출하고 성능과 문화를 즐기기 위해 수입차를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수입차 시장의 저변 확대를 설명했다.

특히 이달에 선보이는 3000만 원대 벤츠와 같은 중저가 수입차가 국산차 시장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차 시장은 급격히 커질 겁니다. 개성과 품격, 안전까지 고려하는 깐깐한 한국 고객들에겐 국산차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정송주(37)

기아자동차 망우지점 과장

△경력=1994년 기아차 아산공장 생산직 입사, 1999년 판매직으로 전환

△실적=2006년 264대 판매(약 60억 원)

△수상=2005, 2006년 기아차 전국 판매왕


:김상균(38)

메르세데스벤츠 한성자동차 삼성전시장 영업차장

△경력=1994년 쌍용자동차 입사, 1998년 삼성자동차, 2000년 메르세데스벤츠 한성자동차

△실적=2006년 69대(약 98억 원)

△수상=2002∼2006년 최우수 영업사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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