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장 제패 도요타의 특명 “1등을 숨겨라”

  • 입력 2007년 2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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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켄터키 등에서 해마다 100만 대가 넘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를 알고 있나요. 미국 전역의 10개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들면서 수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회사, 바로 도요타입니다.”

요즘 미국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도요타 광고다. 도요타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실상 미국 회사임을 부각시키는 내용이다.

올해는 도요타가 전 세계 생산량에서 그동안 부동의 1위 업체였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누르고 1위에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그래서 도요타가 1위 등극에 따른 역풍을 막기 위해 미국 시장에서 활기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호(3월 5일자)에서 보도했다.

올해 도요타의 예상 생산대수는 942만 대. GM은 920만 대 미만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도요타는 절대 1등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겸손 전략’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도요타는 1등으로 부각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1등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면 1980년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불었던 반(反)일, 반도요타 정서가 재연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요타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전체적으론 17.4%. 그런데 자동차를 구입할 때 미국 차인지를 많이 따지는 등 보수적인 중서부 지역에서는 11.4%에 그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도요타는 최근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럭인 툰드라 TV 광고에서는 텍사스 특유의 남부 사투리로 ‘모두 미국에서 만든 새로운 트럭’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 대한 로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도요타가 워싱턴에서 사용한 로비자금은 500만 달러(약 47억5000만 원)로 전년도의 2배에 이른다.

또 미국 최대 환경단체인 시에라 클럽과 공동 캠페인을 벌이거나 텍사스 주에서 문맹퇴치 운동에 적극 나서는 등 미국 사회에서 도요타에 대한 친근감을 확산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LG전자, 도요타 배우기 나서

LG전자는 본사 소속 임원 및 그룹장(부장급) 200여 명이 다음 달부터 6월까지 순차적으로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에서 연수를 받는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에는 가전사업부 등 4대 사업본부 소속 그룹장들이 도요타 연수를 했는데 올해 그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도요타는 철저한 낭비 요인 제거와 적시(適時)생산체계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생산 라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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