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롯데’ 가속도 붙었다

  • 입력 2007년 2월 10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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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임원 118명 대규모 인사

롯데그룹은 9일 이인원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 사장을 그룹 정책본부 부본부장으로 임명하고, 이창배 롯데건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임원 118명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 이는 그룹 창사 이래 지난해(126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쇼핑의 백화점 부문 대표이사 사장에는 이철우 롯데마트 사장이 옮겨갔다.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에는 정범식 롯데대산유화 부사장이, 케이피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에는 기준 케이피케미칼 부사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롯데그룹은 “기업 인수합병(M&A) 등으로 그룹 규모가 커져 인사 대상자가 늘어난 데다 유통, 건설 등의 실적이 좋아 격려 차원의 인사가 많았다”며 “앞으로도 임원 인사 규모는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이번 롯데그룹 인사가 그룹 총수인 신격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으로의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를 빠르게 추진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신격호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을 그룹 정책본부 부본부장으로 전보 발령한 사실이 주목된다.

신동빈 부회장이 직접 본부장을 맡는 정책본부는 롯데그룹의 핵심적인 의사결정 및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조직이다.

이 부본부장은 이곳에서 ‘신동빈 체제’로의 경영승계 작업을 다지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 부본부장이 롯데그룹의 주력인 백화점 사업을 10년간 총괄해 온 유통 전문가라는 점에서 대형마트를 앞세워 유통업계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신세계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호남석유화학 이영일 사장이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 등 롯데그룹 내 유화(油化) 3사를 총괄하는 사장으로 겸직 발령돼 롯데그룹이 추진해온 유화 3사 통합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롯데쇼핑 이사가 이사 승진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장 상무의 보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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