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용 기자의 보험이야기]‘무작정 따라들기’ 보험선 금물

  • 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5분


김 대리는 매사에 꼼꼼하다. 자동차 보험을 고를 때도 그렇다. 빽빽한 보험약관 다 읽어보고, 다른 상품과 요리조리 비교해본 뒤 가입한다. 김 대리를 본 동료 여직원의 한마디. “김 대리가 ○○카(보험 명칭)면 저도 두말없이 ○○카랍니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 광고다.

광고에 나온 여직원처럼 보험에 들어도 될까. 바람직하지 않다. 차 보험료는 차종, 차 소유주의 나이, 특약, 운전자 범위,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김 대리에겐 매우 유리한 보험 상품이라도 다른 사람에겐 그저 그렇거나 불리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A(38) 씨는 올해 출시된 배기량 2000cc짜리 중형 승용차를 2000만 원에 산 뒤 35세인 아내와 함께 운전하기로 했다. 그는 대한화재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최초 가입 시 연간 보험료가 102만500원으로 AIG손해보험(160만6900원)에 비해 58만6400원이 싸다.

A 씨의 직장 후배인 B(26·여) 씨가 덩달아 대한화재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내게 된다. B 씨는 2004년에 나온 800cc짜리 소형차를 혼자 몰고 있으며 다른 보험에 가입한 지 3년이 됐다. 이런 B 씨에겐 동부화재의 연간 보험료가 32만100원으로 가장 싸다. 대한화재(35만710원)에 비해 3만610원이 덜 든다.

물론 차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만 고려해선 안 된다. 사고 때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는지, 긴급출동 서비스는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는지 등도 감안해야 한다. B 씨가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A 씨의 선택을 따랐다면 괜찮지만 무조건 보험사를 바꾸는 건 곤란하다.

소형 보험사의 보험료가 대형사보다 반드시 싼 건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보험사별 보험료는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www.knia.or.kr)에 있는 ‘손해보험 비교공시’를 통해 비교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비교공시를 추천하면서 “보험사들이 고객층을 세분해 보험료 수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는 만큼 회사만 보고 가입하지 말고 개인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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