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中 17만평 50년 무상임대 제의…옮겨갈 수도”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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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는 올해 안에 경기 이천 반도체공장 증설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이천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당국은 하이닉스가 중국에 공장을 세우면 17만 평의 공장 용지를 50년간 무상으로 임대할 수 있다는 뜻을 하이닉스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 측은 5일 이천 공장을 방문한 김문수 경기지사 및 경기지역 한나라당 의원 12명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회의에 참석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했다.

차명진 의원은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이닉스의 한 임원이 ‘물러설 만큼 물러섰는데 더는 못 물러선다. 올해 말까지 이천 공장 증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천을 떠나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정병국 의원에 따르면 하이닉스 측은 “정부가 공장 증설 후보지로 거론하는 충북 청주에는 우리가 원하는 규모의 공장 용지가 없는 데다 지방으로 옮기면 고급 인력도 모두 떠난다. 지방으로 가야 한다면 차라리 여러 조건이 좋은 중국으로 가야 할 상황이다”고 했다.

특히 현재 하이닉스가 8만 평 규모의 공장을 갖고 있는 중국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시 관계자는 최근 하이닉스 이천 공장을 직접 방문해 “공장 용지 17만 평을 50년간 무상으로 임대하는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테니 공장을 우시 시에 건설해 달라”고 제안했다는 것.

또 하이닉스 측은 “치열한 경쟁 산업이자 타이밍 산업인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인력 기술 금융 등 모든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이천 지역이 경쟁력을 갖춘 마지막 경계선”이라고 덧붙였다고 두 의원은 전했다.

하이닉스는 13조5000억 원을 들여 이천 공장에 12인치(300mm)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라인 3개를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환경 문제 등을 들어 하이닉스 측에 청주 공장 증설을 종용하면서 사실상 이천 공장 증설을 불허하고 있다.

한편 정부의 한 당국자는 “하이닉스가 이천에 공장을 짓지 못한다는 이유로 만약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려 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딜(거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민호 하이닉스 홍보팀장은 “간담회 도중 한 임원이 ‘이천 공장의 중국 이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맞지만 회사의 공식 방침은 ‘중국의 생산라인을 확대할 수는 있지만, 중국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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