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증권사 협공 나섰다

  • 입력 2007년 2월 1일 02시 59분


‘카드사와 증권사가 손잡고 은행에 맞선다.’

신용카드 회사들이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CMA 체크카드’ 상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카드가 삼성증권과 손잡고 첫선을 보인 후 현대 LG 신한카드가 최근 줄줄이 증권사와 제휴해 CMA체크카드를 내놓았다.

롯데카드도 31일 대신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4월 중 CMA 체크카드를 내놓기로 했다.

○ 카드사에 체크카드는 계륵?

지금까지 체크카드는 사실상 은행의 전유물이었다.

체크카드는 연체 위험이 없기 때문에 계좌만 있으면 바로 발급이 가능하다. 신용카드를 갖기 어려운 무직자나 대학생들도 쉽게 발급받을 수 있고 ‘빚이 싫어’ 카드 사용을 기피하는 소비자들도 체크카드에는 거부감이 덜했다.

은행들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공격적인 체크카드 마케팅에 나섰다.

국민은행 계열인 국민카드의 경우 체크카드 회원이 2005년 말 372만9000명에서 2006년 말 556만6000명으로 1년 만에 50%나 늘어났다. 신용카드 회원 888만 명의 63%에 이르는 수치다.

이에 반해 전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결제를 위해 0.5%대의 계좌 이용 수수료를 은행에 내야 하는 점 때문에 체크카드 영업이 최근까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연회비, 할부결제, 현금서비스 수익이 전혀 없는 데다 5만 원 이하의 소액 결제가 대부분이어서 고정비 비중이 높다”며 “은행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수익이 날 수가 없는 구조”라고 했다.

○ CMA와 손잡고 은행에 맞선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난 ‘귀한 원군’이 CMA다.

연 4%대 높은 이자를 주면서도 수시입출금, 자동이체가 가능한 CMA는 최근 잔액이 10조 원을 넘어설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체크카드 기능까지 더해지면 CMA는 사실상 은행 보통예금과 다를 바 없는 편의성을 갖추게 된다.

카드사로서는 전국적으로 깔려 있는 증권사 객장을 접점으로 활용해 CMA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처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계좌 이용 수수료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구체적인 제휴 조건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증권사에 0.2∼0.3%대의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경제인구 1인당 3.3장 이상을 쓰는 ‘레드오션’의 신용카드 시장에서 CMA 체크카드 시장은 보기 드문 블루오션”이라면서 “업체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항공사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 영화 놀이공원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CMA 체크카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CMA체크카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연 4%대의 높은 이자를 주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잔액 범위 내에서 즉시 결제가 되는 체크카드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

신용카드-증권사 제휴 CMA 체크카드 현황 (자료: 각 업체)
카드사증권사 시판 시기상품 특징
삼성삼성2006년 11월-사용액 1500원당 대한항공 마일리지 1마일
-월급통장 지정 또는 적립식 10만 원 이상 자동이체 시 수수료 면제
현대현대2007년 1월-현대오일뱅크 L당 40원 할인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 사용액 1%포인트 적립
LG미래에셋2007년 1월-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테마파크 할인(20∼50%)
-영화 할인(동반 1인까지 각각 1500원)
-프로스포츠 할인(LG트윈스 및 LG세이커스)
굿모닝신한2007년 2월
신한굿모닝신한2007년 2월 -사용액 0.3% 적립
-날짜에 3, 6, 9 들어가는 날 현대오일뱅크,GS 칼텍스에서 L당 80원을 적립
롯데대신4월 중 시판 예정-롯데백화점 5% 할인 등
공통사항: 연 4% 수준 이자 지급,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입출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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