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화려했지만…올해 한국경제 '외화내빈'

  • 입력 2006년 12월 27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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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경제는 5%안팎의 경제성장과 수출 3000억 달러 돌파로 겉보기엔 화려했지만 속으로는 가계와 근로자들의 소득이 정체된데다 일자리 창출도 저조해 '외화내빈' 현상을 경험했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7일, '2006년 한국경제의 회고와 과제' 보고서에서 "원고와 고유가에도 5%안팎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예정이고, 수출이 3000억 달러를 돌파한데다, 종합주가지수도 1400을 넘는 등 외형은 화려했지만 가계와 근로자의 소득정체, 기업의 수익성 악화, 일자리 창출 저조로 내실은 가난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원화강세, 고유가, 북한 핵실험, 노사불안, 부동산 가격급등, 가계부채 확대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경제심리도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또 올해 기업경영과 관련, "기업매출은 외형상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상위기업과 하위 기업간 실적격차가 확대됐고,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전체 제조업체의 39%에 달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수익성은 크게 저하됐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현금보유 성향이 강해졌고, 보수적 경영기조도 지속돼 미래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올해가 남긴 숙제로는 ▲ 내.외수 균형성장과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관계 복원 ▲ 불안과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델 정립 ▲기업규제 획기적 완화와 투자의욕 고취 등을 꼽았다.

연구소는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요측면에서 내외수의 균형잡힌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부동자금의 생산자금화 등을 통해 내수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조세부담 완화 등을 통한 가처분 소득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 소비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소는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구조적 취약성에서 탈피하지 못했고, 복원력도 저하돼 있는 만큼 내년에는 기업경영과 관련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이고 글로벌 인재전쟁에 대비해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북핵, 대선 등 위기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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