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연중 최고치로 급등

  • 입력 2006년 12월 10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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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름세로 전환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폭을 확대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인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시중은행들도 정부 정책에 부응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중 최고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8일 현재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41~6.71%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 8월16일 5.40~6.70%을 고점으로 한 채 10월 중순 5.27~7.27%까지 하락했으나 지난달 정부의 `11.15' 대책 발표를 앞두고 오름세를 재개하며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도 8일 기준 5.51~6.81%로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국민주택규모 이상이면 이보다 높은 5.71~6.81%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이와 함께 거래실적에 따라 영업점장 전결로 할 수 있는 금리감면 폭을 현행 최고 0.8%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축소하고, 노부모를 모실 경우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감면했던 금리는 0.3%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낮춰 전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상, 1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외환은행의 주택대출 금리 역시 8일 현재 5.61~7.0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11일부터 한주동안 주택대출 금리를 이번주보다 0.04%포인트 높인 5.72~6.72%를 적용키로 해 대출 최저금리가 연중 최고치와 같아지게 된다.

하나은행 또한 다음주 주택대출 금리를 이번주보다 0.05% 포인트 높인 5.76~6.46%로 적용키로 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예정이다.

◇ CD금리 3년8개월만에 최고..지준율 인상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은 기준금리가 되는 CD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D 유통수익률은 8일 기준 4.71%로 8월 콜금리 인상 직후 고점과 같은 수준으로 2003년 3월28일 4.73% 이후 3년8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CD금리 오름세에는 한국은행의 예금 지급준비율 인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들이 지준율 인상으로 추가로 적립해야 될 자금을 은행채 대신 CD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있어 CD 발행금리와 유통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안정 의지도 은행들의 우대금리 폐지를 통한 대출금리 인상을 유도하고 있다.

SK증권 양진모 연구원은 "연말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지준율 인상 시행시점인 이달 23일을 앞두고 은행들의 CD 발행이 늘어나며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내년초 콜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질 경우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가계 주름살.소비 위축 우려

일부은행의 주택대출 가산금리 인상이 신규 주택대출 고객에 한정해 영향을 미치는 반면 CD금리의 오름세는 기존 대출자를 포함해 전방위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따라 CD금리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대출 비중이 높은 가계에 상당한 주름살이 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12월8일 우리은행의 주택대출 금리가 4.66~5.9%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주택을 담보로 1억원을 빌린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1년새 75만원이나 늘어났다.

특히 이달부터 8일까지 우리은행의 주택대출 금리 상승폭이 0.07%포인트로 지난달 한달간 오름폭과 맞먹는 등 최근들어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대출자들에게 단기적인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의 잇따른 대출금리 인상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축소시켜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둔화와 함께 내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위원은 "가계소비지출 증가율이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을 웃도는 현상과 집값 오름세가 해소되기 전에는 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여전히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금리 상승은 경제성장의 중요 축인 소비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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