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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6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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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연결돼 기업의 투자나 고용을 저해하고 장기간 지속될 경우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원.달러 920원대 붕괴 … 하락세 지속 전망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9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910원대로 떨어졌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 환율 전망을 낮추는 작업에 착수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가능성이 큰 반면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어 미.일, 미.EU 금리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요인으로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송 연구위원은 "애초 내년 환율을 925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전망을 하향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도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을 925원 선으로 예상했었는데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전망치를 내리는 조정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과도한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며 "글로벌 달러 약세에 대한 원화가치 절상 요인이 이미 많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920¤930원대에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채산성 악화 …소비에도 악영향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직결된다.
내년에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낮아질 것으로 보여 우리 기업의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환율 하락까지 겹치면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돼 투자나 고용은 물론 경상거래 전반에 악영향이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출보험공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948.8원이었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950.73원과 928.26원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수출기업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수출을 하고 있으며 대기업들도 환율하락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의 환율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93%에 달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단기적으로 내수에 수입물가 하락이라는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6개월 정도가 지나면 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하락 등으로 나타나 가계의 구매력을 저하시키는 악영향을 미친다.
물가 측면에서 유가나 자본재 인하 효과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해외 부동산보다 생산적 투자 지원해야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더라도 통화당국의 직접적 시장개입은 어려운 만큼, 정부는 외화차입 부분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외환유동성을 줄이고, 해외부동산에 대한 투자보다는 해외원자재 확보 등 생산적 투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 수석연구원은 "일본이 엔화강세 때 해외부동산을 샀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어 내수침체가 가속화됐던 전철을 상기해야 한다"며 "정부가 경제에 부담을 줄 수도 있는 해외부동산 투자를 지원하기 보다는 해외 원자재 확보 등 생산적 해외투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등을 통해 해외투자를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원화 강세로 인해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변국들과 공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 연구위원은 "원화가치 절상은 추세이기 때문에 기업은 경영합리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환율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노력하고 정부는 환율 하락 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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