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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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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U)-헬스케어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어머니는 지금 살아 계시지 못했을 겁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리사(42) 씨는 얼마 전 인근에 홀로 사는 어머니 애나(74) 씨가 당했던 사고를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욕실에서 샤워를 하던 애나 씨가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으로 쓰러졌던 것.
애나 씨는 무의식중에 목에 걸려 있던 ‘응급 버튼’을 눌렀고 이 신호를 접수한 센터는 10분 만에 응급구조대를 보내 애나 씨를 구했다. 최근 네덜란드 필립스사가 인수한 미국 U-헬스케어 서비스 회사인 ‘라이프 라인’이 제공한 ‘가정응급 서비스’였다.
이 서비스는 한 달에 30∼40달러를 내면 각 가정에 인터폰과 모니터를 설치하고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살핀다.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구조대를 보낸다.
○ 노트북만 한 초음파기기… 비디오 보며 컴퓨터단층촬영…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는 북미영상의료기기전시회인 ‘RSNA 2006’이 열렸다.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소통’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는 세계 3대 전자회사인 미국 GE, 네덜란드 필립스, 독일 지멘스가 모두 참여했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규모를 늘린 3000m²의 독립 전시장을 각각 마련하고 원격진료, 통합 의료정보 시스템, 가정용 건강진단 시스템 등이 융합된 U-헬스케어 서비스를 소개했다.
최근 가전, 조명과 함께 헬스케어를 3대 핵심 사업으로 정한 필립스는 이색적인 컴퓨터단층촬영(CT)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수십 분씩 걸리는 촬영실에서 환자가 원하는 조명과 음악,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GE는 최근 개발한 노트북 컴퓨터 크기의 20kg짜리 초음파 기기와 이동식 데이터 전송 시스템을 선보였다. 기존 초음파 기기는 100kg이 넘는 데다 사람 키 높이여서 의사가 왕진할 때 휴대할 수 없었다.
○ 아시아, 고급 헬스케어시장으로 떠올라
도시바 캐논 소니 등 일본 회사들은 가정에서 맥박이나 혈압을 체크한 뒤 실시간으로 병원에 보내는 소형 건강진단기와 원격진료 시스템을 선보였다.
한국도 X선, 의학용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6곳이 공동 전시관을 마련해 참가했다.
메디스타트 등 의료 전문 시장조사기관들은 아시아의 헬스케어 시장이 지난해 4600억 달러(약 437조 원)에서 2015년에는 8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 기간 세계 시장 규모는 3조8340억 달러에서 5조2932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버트 헤이트리 RSNA 의장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고소득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아시아가 고급 헬스케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전자회사들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헬스케어 시장 규모 전망 (단위: 달러) | ||||||
| 연도 | 2005 | 2010 | 2015 | 2020 | 2025 | 2030년 |
| 아시아 | 4600억 | 6200억 | 8000억 | 1조105억 | 1조2650억 | 1조7500억 |
| 세계 | 3조8340억 | 4조4857억 | 5조2932억 | 6조2989억 | 7조4327억 | 8조7706억 |
| <2010년 이후는 전망치. (자료: 메디스타트, PMS 등) | ||||||
시카고=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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