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펀드 “이번엔 화성산업”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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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장하성(경영학) 교수가 투자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일명 장하성 펀드)가 두 번째 칼을 뽑아 들었다.

태광그룹 계열사인 대한화섬에 이어 이번엔 중견 건설업체 화성산업을 겨냥했다. 하지만 이번엔 적대관계가 아니라 우호관계를 맺었다.

KCGF는 화성산업의 주식 63만4570주(5.09%)를 사들여 경영참여 목적으로 주식을 갖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KCGF는 “화성산업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기업지배구조를 바꾸기로 합의했다”며 “KCGF는 회사가 동의하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회사는 이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성산업 임성웅 상무는 “KCGF의 제의는 우리 회사도 희망하는 것이었다”며 “KCGF는 4월부터 우리 회사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해 투자와 함께 지배구조개선 작업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화성산업은 설립 48년이 된 대구 소재 중견기업으로 화성개발, 화성기술투자, 동아애드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1972년 대구에서 동아백화점을 열어 유통업에 진출했으며 건설과 백화점 매출 비율이 6 대 4 정도다.

올해 매출액 5079억 원, 영업이익 574억 원, 순이익 327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돼 사상 최대의 성과를 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창업주인 이윤석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인중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한화증권 전현식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이 6.3배에 불과한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이라며 “현재 빚을 줄이기 위해 매각 추진 중인 자산도 1200억 원어치나 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대한화섬처럼 자산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백화점과 건설 부문의 수익가치도 좋다”며 “지방에서 시작한 백화점 가운데 아직도 살아남은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KCGF의 매집 소식에 화성산업 주가는 가격제한폭(15%)까지 올라 1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

KCGF는 앞서 8월 대한화섬 지분 5.15%를 매입한 뒤 경영참여를 선언하고 대한화섬 측에 기업지배구조를 뜯어고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엔 주주명부 열람 문제를 놓고 회사 측과 맞서고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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