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지는 변액보험…속 삭이고 묻으세요

  • 입력 2006년 11월 15일 03시 00분


《“수익률이 기대에 전혀 못 미치는데 어떻게 하나요?” “해약하자니 지금까지 낸 보험료가 아깝고, 그냥 두자니 앞으로 수익이 난다는 보장도 없어 고민입니다.” 요즘 변액보험 가입자들은 이런 고민을 자주 털어놓는다. 2001년에 처음 등장한 변액보험은 그동안 증시가 꾸준히 오르면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다. 노후보장이 되는 보험상품이면서도 운용 실적에 따라서는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그동안 적잖은 보험고객들이 변액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플러스 수익률은커녕 원금 손실이 나는 변액보험 상품도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변액보험 상품 투자자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1∼2년내 해약 땐 낸 돈의 절반도 못찾아

변액보험은 보험료 중 일부를 보험사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 운용 실적에 따라 성과를 계약자에게 나눠 주는 보험상품이다. 적립식펀드와 보험이 결합된 ‘퓨전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 결과에 따라 원금 이상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성과가 좋지 않으면 원금이 깨질 수도 있다. 게다가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도 아니다.

또 변액보험은 기본적으로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가입 1, 2년 이내에 해약하면 납입한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포기해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고 “수익률이 좋다”는 말만 듣고 ‘덜컥’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에는 변액보험에 대한 좋지 않은 소식도 잇따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6월 변액보험의 첫 회 보험료는 직전 분기(1∼3월)보다 42.7% 감소했고 이 같은 추세는 7∼8월에도 계속됐다. 해약 건수도 올해 4∼6월 3만7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이르렀다.

○10년 이상 장기가입 상품… 증시 전망도 좋아

그렇다면 수익률이 낮은 변액보험은 어떻게 해야 할까.

금융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변액보험은 1, 2년 안에 판가름 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10년 이상 장기 가입해야 하는 보험상품이다.

국민은행 청담PB센터 김형철 팀장은 “상황에 따라 섣부른 대응을 하다 보면 나중에 후회만 한다”며 “노후자금용이라는 생각을 하고 당장 수익률이 안 좋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게다가 장기 주식 전망은 괜찮으므로 그냥 유지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펀드 변경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 비중이 높은 상품에 가입해 손해가 났다면 보험사에 요청해 채권형 비중을 늘릴 수 있다. 펀드 변경은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1년에 최고 12번까지도 가능하다.

대한생명 FA센터 김중열 팀장은 “애초부터 장기 투자가 아니라 유행처럼 가입했다면 펀드 변경을 고려해 볼 만하다”며 “하지만 급전이 필요하지 않은 한 납입 중지나 중도 인출은 권할 만하지 않다”고 했다.

불안해서 다른 투자처를 찾기로 결정했다면 일단 보험 가입일과 약관을 잘 살펴보고 얼마만큼의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물론 가입 1, 2년 이내의 조기 해약은 정말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안 하는 것이 좋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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