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폭풍전야… 원정시위대 3000여명 집회 개최 예고

  • 입력 2006년 10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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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4차 협상을 앞두고 제주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일 협상 장소인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부산에서 파견된 경찰 기동대원들이 이날부터 신라호텔 주변에 배치돼 경비를 시작했다. 경찰은 중문관광단지와 호텔 출입객에 대해 통제를 실시하지 않았지만 2∼5명씩 짝을 지어 순찰활동을 벌이는 등 ‘폭풍전야’의 분위기다.

관광객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해 기동대원들은 정복 바지 위에 셔츠를 입은 간편한 복장이었다. 하지만 긴장감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협상 기간에 중문관광단지는 투숙객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관광객을 가장한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이 철저한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신라호텔 김만생 총무차장은 “투숙객인 경우 호텔 이용과 출입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예약 손님에게 양해를 구해 동반자 인적사항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협상의 경비를 위해 9000여 명의 전·의경을 다른 시도에서 차출해 파견한다. 중문관광단지에는 17개 중대 1700여 명, 제주공항에 3개 중대 300여 명이 배치된다.

경찰은 지휘차, 살수차, 조명차, 위생차, 수송버스 등 500여 대의 차량과 헬기 등 각종 장비도 함께 동원한다.

해상에는 제주해경 소속 경비함정이 경비체제에 나서 선박 등을 통한 시위대의 진입을 막는다.

사상 최대 경찰 인력이 한꺼번에 제주에 파견되면서 숙소와 식사 해결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도시락 제공을 맡은 제주지역 11개 업체들은 급히 인원을 충원해 24시간 가동체제에 들어갔다.

300여 시민단체가 참여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원정 시위대 3000여 명이 제주지역 현지에서 문화제와 결의대회 등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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