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작은 바람이 흔들 때마다 입술을 깨뭅니다”

  • 입력 2006년 8월 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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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이 31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리고 있는 정몽헌 회장 3주기 추모 사진전에서 계열사 사장들과 추모 사진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이 31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리고 있는 정몽헌 회장 3주기 추모 사진전에서 계열사 사장들과 추모 사진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작은 바람이 저를 흔들 때마다 다시 한번 입술을 깨물어 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남편인 정몽헌 회장의 3주기(8월 4일)를 앞두고 고인을 그리며 쓴 편지를 31일 공개했다.

현 회장은 “당신이 첫 삽을 뜬 개성공단은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갖추어 가고 하나로 뻗은 경의선과 동해선이 이제 철마의 뜨거운 몸짓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대의 꿈과 희망도 시련 위에서 더욱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가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그 길을 쫓아가는 저는 걸음이 느린지 자꾸 넘어지기만 합니다”라며 대북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 회장은 “그래도 아무 일 없었던 듯 일어서려고요. 어떻게 이뤄낸 현대인데, 어떻게 이뤄놓은 남북 교류인데. 작은 바람이 홀로 남은 저를 흔들 때마다 당신 생각에 다시 한번 입술을 깨물어 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내로서 남겨진 일보다는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남겨주신 일들이 더 많은 걸 알기에 오늘의 이 자리가 더 숙연해집니다. 그 무엇도 현대가 가야 할 이 숙명의 길을 막아서지 못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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