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국내은행업 진출…“금융빅뱅 전초전”

  • 입력 2006년 7월 7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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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국내 은행시장에 진출한다. 메릴린치 인터내셔널 서울지점 최형호 대표는 6일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김영대 총괄팀장은 “최근 메릴린치가 은행업 인가 절차를 문의해 왔다”고 말했다.》

○ 은행과 증권의 결합

국내에는 이미 37개 외국계 은행이 진출해 영업 중이다.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HSBC처럼 전국에 지점망을 갖추고 소매금융을 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파생상품을 팔거나 한국 내 자국 기업의 무역금융을 돕고 있다.

하지만 메릴린치의 전략은 다르다. 메릴린치가 은행업 허가를 받아 지급 및 결제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우선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해 각종 공과금, 카드대금, 보험료 등을 결제하는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릴린치는 1977년 미국에서 결제가 가능한 CMA를 처음 개발해 큰 성공을 거뒀다. CMA는 은행 월급 통장처럼 결제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확정이자가 아닌 채권 투자 실적에 따라 수익을 돌려 주는 상품. 보통 수익률이 은행 이자보다 높다.

○ 세계적 금융회사 잇단 한국행

지난해 7월 모건스탠리에 이어 최근 골드만삭스가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또 ING그룹은 지난달 자산운용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UBS는 자산운용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 등 3, 4개 해외 금융그룹도 국내에 자산운용사 설립을 타진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인 젠워스파이낸셜은 국내 모기지보험 시장에 곧 진출한다. ▶본보 6일자 B1면 참조

해외 금융회사들이 한국 시장을 노리는 것은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인의 자산 가운데 금융상품 비중이 10%대에 불과하고 그것도 대부분 저축 형태여서 투자시장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

금융회사 간 업무영역 구분을 없애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이르면 2008년경 시행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서비스 시장이 개방되면 국내외 금융회사들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연구위원은 “국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금융연구소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국내 금융회사가 미국 대형 금융회사에 인수되는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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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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