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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2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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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에서 버스로 한 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시원시원한 고속도로를 벗어나자마자 중앙선은 없어지고 바닥은 울퉁불퉁하다. 꼬불꼬불한 동네 길로 들어서니 곳곳에 널린 밀짚들이 바쁜 버스 앞길을 방해한다. 지금 이 곳은 밀 수확이 한창이다. 시안 주변 사방 천리는 그 유명한 관중(關中) 땅으로 모두 황금 빛 밀밭이다.
"러레환잉(熱烈歡迎), 러레환잉."
1일 오전 코흘리개 어린 꼬마들이 학교 정문에서 2~3백m 앞까지 나와 꽃을 흔들며 '희망학교' 기공식을 위해 온 중국삼성의 '희망공정(希望工程)'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교사(校舍)는 앞만 벽돌이고 나머지는 흙벽이다. 엉성한 교실 천장과 벽돌이 깔린 흙바닥은 마치 헛간을 연상시킨다. 시멘트 바닥에 구멍 몇 개 뚫어놓은 게 학생들의 화장실이다.
30년 된 낡은 교실은 2003년 홍수로 물에 잠기면서 군데군데 천장이 헐어 비만 오면 수업을 중단하기 일쑤다.
교사 신축사업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의 숙원사업이었지만 돈이 없어 엄두를 내지 했다. 그러던 차에 중국청소년발전기금회가 추진하는 '희망의 소학교 건립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중국삼성이 이 학교를 16번째 지원대상으로 선정해 이날 기공식을 가진 것.
지난해 900만 위안(약 10억8000만 원)을 출연해 '삼성 애니콜 희망공정 기금'을 조성한 삼성은 지난해 지어준 15개 학교를 포함해 내년까지 45곳에 새 교사를 짓는다.
중국삼성은 또 회사와 농촌마을을 연결해 지원하는 '1심1촌(一心一村)운동'과 보육원 및 양로원 개안(開眼)수술 지원사업, 나무심기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알려지면서 중국삼성은 지난해 중국 유력 일간지인 광명일보가 주는 '광명공익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국은 2004년 말 현재 38만4200여개 소학교에 1억1246만2300여명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다. 1989년부터 최근까지 희망공정을 통해 신축된 학교는 1만2500여개다.
츠수이=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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