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투자않고 돈 쌓아둔다

  • 입력 2006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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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의 현금보유액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돈을 쌓아둔 채 투자를 안 하는 ‘투자 기피’ 현상 때문이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제조업체의 현금보유액은 73조4000억 원으로 전년(65조6000억 원)에 비해 7조8000억 원 증가했다.

제조업체의 전체 현금보유액은 1998∼2001년 30조 원대 초반에서 맴돌았으나 2002년 46조6000억 원, 2003년 60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2004년에는 5조3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금보유액에는 현금과 수표 외에도 보통예금 등 현금등가(等價)물,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제조업체의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5.9%, 매출액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100)은 6.5%로 2004년의 17.1%, 7.8%보다 각각 낮아졌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나빠졌지만 투자를 하지 않고 현금을 금고에 쌓아두고 있는 것.

투자 관련 지표인 유형자산증가율은 지난해 6.2%로 2004년(4.8%)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아직도 낮다는 지적이다.

한은 경제통계국 이상현 차장은 “유형자산증가율은 1998년까지만 해도 10% 이상이었다”며 “더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현대자동차로 5조6640억 원. 삼성전자(4조9515억 원) LG필립스LCD(1조4650억 원) SK㈜(1조4120억 원) 삼성중공업(1조3708억 원)이 뒤를 이었다.

그룹별로는 삼성(8조9365억 원)이 가장 많았고 현대·기아차(8조2753억 원) SK(2조8839억 원) LG(2조6137억 원) 한진(1조3224억 원)의 순이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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