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고 ‘말장난’이 通하네…제품 기능 재미있게 부각

  • 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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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고는 관용어, 신조어, 동음이의어를 내세워 제품명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의 특징과 개념까지 전달한다. 사진 제공 대웅제약·LG전자·GM대우자동차
요즘 광고는 관용어, 신조어, 동음이의어를 내세워 제품명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의 특징과 개념까지 전달한다. 사진 제공 대웅제약·LG전자·GM대우자동차
‘엑스캔버스하다’ ‘축지주행(縮地走行·축지법을 쓰듯 빠르게 달림)’ ‘Are you gentle?(당신은 신사인가요?)’

최근 광고계에서 한창 뜨는 광고 문구들이다. ‘NO비듬, 노비드’처럼 제품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 주는 광고 문구는 찾기 어렵다.

언뜻 보면 말장난 같은 이런 표현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LG전자는 최근 벽걸이 고화질 TV ‘엑스캔버스’의 광고문구로 ‘엑스캔버스하다’를 사용하고 있다.

신문 광고뿐만 아니라 TV에서도 ‘엑스캔버스하다’를 방송하며 사전에서 찾은 것처럼 발음기호까지 소개한다. 이는 엑스캔버스TV의 특성인 방송 내용을 녹화하는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다. 즉 엑스캔버스TV의 기능을 사용하는 자체를 하나의 서술어로 만든 것.

대웅제약은 결혼한 직장 남성의 일상생활을 통해 자사의 간장약 ‘우루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예컨대 늦게 귀가하면서 아내의 눈치를 볼 때 ‘간이 철렁하다’, 굽실거리면서 상사의 승용차 문을 열어 줄 때는 ‘간을 빼 놓고 산다’ 등과 같은 문구를 보여 준 뒤 ‘우루사를 먹고 간을 관리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밖에 ‘Are you gentle?’(GM대우 젠트라), ‘축지주행, 만차주차(滿車駐車·꽉 찬 주차장에서도 차를 세울 수 있음), 여심흡수(女心吸收·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음)’(기아자동차 스포티지) 등도 최근 높은 인기를 누린 광고 문구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인터넷 미니홈피나 인스턴트메신저, 휴대전화 단문메시지 서비스(SMS) 등의 사용에 익숙해진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설명한다.

즉 짧은 문장과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동음이의어 신조어 등의 사용이 효과적이라는 것.

대웅제약 마케팅팀 성재랑 부장은 “젊은 소비자들은 ‘압박’(공격하다) ‘낚시’(감각적인 제목으로 다른 사람에게 클릭하게 만들다) OTL(고개 떨어뜨리고 앞으로 무릎 꿇고 엎드린 모습, 좌절의 뜻) KIN(즐)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쓰는 것이 일상화돼 있어 이런 식의 광고 문구가 아니면 눈길을 끌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의 남발이 늘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광고대행사 Lee&DDB 국내광고팀 박민교 부장은 “언어유희가 지나칠 경우 언어만 남고 제품은 기억되지 않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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