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밀어내고… 증시 ‘봄의 왈츠’

  • 입력 2006년 4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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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3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4일 거래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포인트(1.92%) 오른 1,432.72로 마감했다. 지금까지 최고치는 올해 1월 16일의 1,421.79.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7.18포인트(1.03%) 오른 704.57로 마감해 1월 19일(705.57) 이후 처음으로 700 선을 회복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주식 수×주가)도 사상 처음 773조 원대가 됐다.

지난해 이후 주가의 흐름이 좋긴 하지만 이번에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은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 고유가와 950원대의 저환율, 1분기(1∼3월) 기업실적 부진이라는 ‘삼중고(三重苦)’ 속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승기조가 너무 빨리 찾아온 게 아니냐는 ‘시기상조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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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승세 다시 불붙나

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식시장은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외국인은 이날 658억 원어치를 순매수(매수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누적 순매수액은 2조1900억 원. 그동안 관망하던 기관투자가도 이날 234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나쁜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전날보다 1만7000원(2.66%) 올라 65만5000원을 회복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2분기(4∼6월)부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다 1조6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발표로 주가 관리에 나서겠다는 신호가 나온 게 주효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행진에 대한 우려가 가시면서 국제 유동성 자금이 한국 증시에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불안, 고유가, 저환율 등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주식시장 상승세에 발동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실적이 바닥일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지금 급하게 주식을 사지 않아도 싼값에 살 기회는 한 번 정도 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도 2분기 중 다시 조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 “증권주에 주목하라”

연말 주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말 내놓았던 올해 연말 주가 전망치(1,550)를 더 높일 계획이다.

홍성국 센터장은 “2003년부터 시작된 한국 증시의 재평가와 대세 상승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며 “긴 호흡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연말 주가를 1,650 선, 대신증권은 1,450 선으로 잡고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부사장은 “개별 종목이나 특별한 이벤트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라 시장에 대한 믿음 때문에 오를 때는 증권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증시가 좋을 때는 증권주가 먼저 오르고 나쁠 땐 먼저 빠지기 때문에 이를 지표 삼아 투자 시기를 결정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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