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농협-농민 500여명 ‘우리쌀 지키기’ 캠페인

  • 입력 2006년 4월 13일 07시 08분


코멘트
경북 지역 농민들과 농협이 이달부터 시작되는 밥쌀용 수입쌀의 판매를 막고 우리 쌀을 애용하자는 운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수입쌀이 공매를 통해 시판용으로 유통돼야 한다’는 국제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외교통상 분야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농협 경북본부는 1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들안길의 한 식당 앞에서 농협 임직원, 음식점 대표, 주부, 농민 등 50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쌀 지키기 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가창농협 주부 150명과 ‘들안길번영회’ 회원 180여 명은 우리쌀 소비 확대와 애용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낭독한 뒤 거리에서 우리쌀 애용 캠페인을 벌였다.

농협 측은 또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입쌀 안 먹고 안 팔기’ 서명을 받았다.

농협 경북본부 김점득(金点得·40) 홍보과장은 “이 선포식을 계기로 그동안 벌여 온 우리쌀 소비 촉진 운동이 사실상 수입쌀 안 먹고 안 팔기 운동으로 전환됐다”면서 “이 운동을 공공기관이 아닌 농민단체가 추진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협 측은 도내 시·군지부와 단위농협 사무소 등을 통해 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또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은 농협 등과 연대해 수입쌀 시판을 적극 저지키로 했다.

경북도연맹은 수입쌀을 판매하는 유통업체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불매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도연맹 천호준(千鎬濬·51) 의장은 “미국 등은 대규모 영농을 하기 때문에 농약 살포량이 많다”며 “소비자들도 수입쌀에 비해 안전성 측면에서 탁월한 우리쌀을 애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북도연맹은 지난달 대구의 일부 대형 유통업체가 우리쌀을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에 다른 상품과 끼워 팔자 “추곡수매제 폐지 등으로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쌀을 저가의 ‘미끼상품’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농림부는 밥쌀용 수입쌀 시판을 막기 위한 민간 차원의 움직임에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민간 운동은 WTO협정 위반사항은 아니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한국이 쌀 협상 결과를 이행하지 못하면 WTO 회원국들로부터 제소 등을 당해 국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