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직거래장터 ‘뇌물장터’

  • 입력 2006년 3월 2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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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나 추석 때 농수산물 직거래장터를 열면서 영농조합 대표들에게서 금품을 받아 챙긴 농림부 산하 농수산물유통공사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농수산물유통공사 김모(55), 양모(51) 부장 등 3명을 26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조모(49) 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모 영농조합 이모(47) 대표 등 3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조 차장 등은 199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매년 3, 4차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광장이나 공사의 빈 땅에서 농수산물 직거래장터를 열면서 좋은 자리를 배정하거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주겠다는 조건으로 이 씨 등에게서 1억3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조 차장은 이 가운데 1억2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퇴직한 전모(46·현수막 제작업체 운영) 씨와 짜고 현수막 제작을 의뢰한 것처럼 속여 공금 16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영농조합 대표들이 좋은 자리를 배정받아 매출액을 올리기 위해 수시로 공사 직원들을 접대해 왔다”면서 “공사 직원들은 직거래장터의 방송 홍보를 위해 방송사 PD들에게 접대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품 수수액이 적어 방송사 PD들은 입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직거래장터의 자리 배정에 공사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특정업체나 품목을 방송에 출연시켜 줄 수도 없다”면서 “일부 영농조합에 어떤 특혜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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