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 매각용 몸단장?

  • 입력 2006년 2월 2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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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이 자본금을 반으로 줄이면서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AIG 컨소시엄이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사장 내정자는 22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감자(減資·자본금 감소) 계획 등을 밝혔다.

박 내정자는 “이사회를 열어 2 대 1 무상 감자 방안과 나스닥시장 상장 폐지 추진안, 전직 임원에 대한 스톡옵션 회수안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무상 감자를 통해 생기는 장부상 차익 1조1584억 원으로 작년까지의 장부상 누적적자 1조729억 원을 해소한다는 계획. 무상 감자 계획은 다음 달 24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박 내정자는 또 나스닥시장 상장 폐지에 대해 “국내시장보다 유통주식이 지나치게 적어 관리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상증자 후 하나로텔레콤의 자본금은 2조3168억 원에서 1조1584억 원으로, 발행주식 총수는 4억6335만 주에서 2억3168만 주로 각각 줄어들게 된다.

하나로텔레콤 주식을 가진 일반투자자도 주식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은 감자가 실시되기 전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하나로텔레콤이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감자 방안을 발표한 것은 기업을 팔기 위한 ‘꽃단장’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내정자는 “대주주는 지분을 팔 생각이 없다”며 “감자를 통해 주주들에게 배당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나로텔레콤 현황 (단위: 억 원, %)
매출액영업이익경상이익순이익부채비율
2003년1조3753752―1653―165386.9
2004년1조4365114010510578.7
2005년1조4444533―2027―208886.9
2006년 예상1조7295912―50―1189.4
자료: CJ투자증권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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