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힘 좋고 연비 좋고… 디젤 승용차 인기 상한가

  • 입력 2006년 2월 2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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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승용차는 휘발유 차량보다 비싸지만 연비가 좋은 데다 기술 발전으로 진동과 소음까지 줄어들어 최근 소비자들에게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대형 세단 300C 디젤 모델. 사진 제공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디젤 승용차는 휘발유 차량보다 비싸지만 연비가 좋은 데다 기술 발전으로 진동과 소음까지 줄어들어 최근 소비자들에게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대형 세단 300C 디젤 모델. 사진 제공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는 지난달 모두 1777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58.1%인 1034대가 디젤 모델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디젤 모델의 판매 비율이 60%를 넘어서기도 했다. 프라이드는 지난해 5월 국산 승용차로는 처음으로 디젤 모델이 나온 차종이다. 기아차의 쎄라토, 현대자동차의 아반떼XD, 베르나 등도 전체 판매량 가운데 디젤 모델이 10∼30% 팔리고 있다. 출시 초기 디젤 모델의 판매 비율이 10% 미만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이처럼 최근 디젤 승용차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 연료 소비 휘발유차보다 30% 적어

디젤 승용차 보급률이 높아가는 것은 가격은 휘발유 차량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연비가 좋아 오래 타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터보차저를 적용한 디젤 엔진은 가속 능력이 좋아 주행 성능을 중요시하는 자가 운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젤 엔진이 소음이 크고 진동이 많다는 말은 옛이야기가 됐다. 최근 전자 제어식 커먼레일 분사 시스템이 만들어지면서 휘발유 엔진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소음이 줄었다. 승용차용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디젤 승용차는 휘발유 차량에 비해 연료 소비가 20∼30% 적어 고유가 시대에 적합한 차량이다. 아직까지는 차 값이 휘발유 모델에 비해 비싼 것이 단점이지만 3년 이상 탄다면 충분히 차량 가격의 차이를 만회할 수 있다.

프라이드 휘발유 모델(1.4LX 오토)의 가격은 1062만원, 디젤 모델(1.5LX 오토)의 가격은 1303만 원이다. 연비는 휘발유 모델이 L당 13.1km, 디젤 모델이 16.9km가 나온다. 휘발유 가격을 L당 1600원, 경유 가격을 1250원으로 하고 1년에 2만 km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기름값은 각각 연간 244만2748원과 147만9290원이 든다. 디젤 모델의 1년 연료비가 96만3458원이 저렴하므로 2년 6개월이면 차 가격 차이(241만 원)만큼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 쏟아지는 국산 디젤 승용차

현대차는 지난달 쏘나타의 디젤 모델을 선보였다. 7년 연속 중형차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한 휘발유 모델의 ‘힘’을 디젤 모델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수동 변속기를 기준으로 L당 17.1km를 가는 연비가 장점이다. 현대차는 그랜저의 디젤 모델 출시도 고려 중이다.

현대차는 이미 클릭과 베르나, 아반떼XD의 디젤 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 판매기획팀 하성종 차장은 “승용 디젤 엔진 차량은 연비와 힘이 좋을 뿐 아니라 휘발유 엔진 차량 수준의 승차감도 갖추고 있어 승용 디젤 엔진 차종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최근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유로 4’에 맞춘 쎄라토 디젤 모델을 내놓았다. 1600cc 수동 변속기 기준 연비는 18.8km, 자동 변속기 기준 연비는 16.1km로 동급 휘발유 모델에 비해 25% 이상 향상됐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도 기존 엔진에 비해 각각 12.5%, 8.2% 좋아졌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아차는 곧 2000cc VGT 엔진을 장착한 로체 디젤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삼성자동차도 1500cc급 SM3 디젤 모델을 준비 중이다. 시장 반응에 따라 SM5에도 디젤 모델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GM대우자동차는 올해 출시할 새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과 토스카에 적용할 디젤 엔진 공장을 전북 군산시에 짓고 있다.

○ 수입차도 디젤 바람

디젤 승용차 바람은 수입차 시장에서 먼저 불기 시작했다. 한불모터스가 지난해 3월 푸조 407HDi를 내놓으면서 한국에서 디젤 승용차 판매가 시작됐다. 이 회사는 최근 대형 세단 607의 디젤 모델인 607 2.7HDi를 내놓았다. 최고 출력 204마력의 강력한 힘이 돋보인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최근 대형 세단 300C의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300C 휘발유모델 차체에 메르세데스벤츠의 3.0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가속 능력이 좋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는 데 7.6초면 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제타, 파사트, 파사트 바리안트 등의 디젤 모델을 차례로 선보인다. 이 회사는 이미 럭셔리 세단 페이톤의 디젤 모델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페이톤 디젤 모델은 250대가량 판매돼 휘발유 모델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다.

볼보코리아도 중형 디젤 세단인 S60 D5와 S60 2.4D를 들여와 디젤 승용차 판매를 시작했다. 볼보 특유의 기술로 만든 고효율 알루미늄 5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특징이다.

이 밖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상반기에 디젤 승용차인 E 220CDI를 한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고 재규어도 3, 4월경 S 타입 2.7 디젤을 선보인다. GM코리아는 사브 9-3, 캐딜락 BLS 등의 디젤 모델을 내놓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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