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ND ‘M&A LAND?’…덩치키워 재계 37위 그룹 변신

  • 입력 2006년 2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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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의 확장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2002년 이후 계속된 이랜드의 기업 인수합병(M&A) 행진은 올해도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는 15일 하일라콘도를 운영하는 삼립개발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에는 부산에 있는 신세화백화점 2개 점포를 사들였다. 중저가(中低價) 의류 브랜드로 많이 알려진 이랜드는 이런 M&A를 통해 유통과 레저 분야에서도 숨은 실력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랜드는 이 밖에도 2, 3건의 M&A 협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3조 원 수준인 매출을 2010년까지 7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것이어서 거칠 것 없는 ‘식탐(食貪)’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패션 왕국을 꿈꾼다

이랜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중저가 패션 프랜차이즈 업체였다. 하지만 2004년 말 자산기준으로 재계 순위 37위(공기업 제외)의 그룹이 됐다.

이를 가능케 한 비결은 왕성한 M&A였다. 이랜드는 2003년 12월 법정관리 중이던 뉴코아를 인수하면서 패션전문기업에서 유통그룹으로 변신을 꾀하기 시작했다.

작년 말에는 해태유통을 넘겨받으며 ‘백화점(NC백화점)-아웃렛(2001아울렛, 뉴코아아울렛)-할인점(킴스클럽)-슈퍼마켓(해태유통·킴스마트로 상호 변경)’으로 이어지는 ‘유통의 4박자’를 갖추게 됐다.

현재 유통부문 매출액이 뉴코아(1조3000억 원) 2001아울렛(5500억 원) 킴스마트(1600억 원) 등을 포함해 2조 원을 넘는 유통업계 6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패션부문 역시 M&A를 통해 덩치를 키웠다. 2003년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이랜드가 인수한 패션브랜드만 모두 19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에는 회사를 통째로 인수한 데코와 속옷 전문업체 태창의 내의사업 부문이 포함돼 있다.

작년 이랜드의 패션 부문 매출액은 1조 원 안팎으로 업계 1위인 제일모직(9600억 원)과 비슷하다.

앞으로는 레저 관련 기업 인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최성호 이랜드 홍보담당 이사는 “그룹의 주력 분야는 유통 패션이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레저 분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싸고 좋은 레저 기업이 매물로 나오면 언제든 인수한다는 게 그룹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금은 어디서 동원하나

이랜드의 거칠 것 없는 M&A를 가능하게 하는 자금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금까지 이랜드는 뉴코아(인수금액 6253억 원) 해태유통(636억5000만 원) 삼립개발(300억 원대) 신세화백화점(250억∼300억 원) 태창(190억 원) 올림푸스백화점(177억 원) 데코(106억5000만 원) 등 굵직한 기업을 인수하는 데 8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 부었다.

이에 대해 이랜드는 △2002∼2005년 4년 연속 순이익을 올리며 7500억 원의 내부 유보금이 쌓였고 △2004년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유치한 5000억 원 △뉴코아 건물 매각 대금 5000억 원 △2001아울렛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자금 1500억 원 등이 있어 앞으로도 인수자금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의 공격적인 확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신용정보 전명훈 연구원은 “이랜드는 광명점 개점, ㈜뉴코아 인수 등에 이미 상당한 자금을 썼다”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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