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환율쇼크에 ‘울며 겨자 먹기식’ 수출

  • 입력 2006년 2월 12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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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 당 원화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원화가치 상승) 수출업체들의 수출 채산성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또 적자를 내더라도 기존 바이어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수출하는 기업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수출실적 50만 달러(약 5억 원) 이상인 856개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86.7%가 '이미 계약을 맺은 수출이 한계상황에 도달했거나 적자를 보게 됐다'고 응답했다. 수출을 하더라도 실제로 돈을 버는 기업은 10곳중 약 1곳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특히 '일정 수준의 마진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11.2%에 그쳐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실상 '출혈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신규수출과 관련해 응답기업의 35.3%가 '바이어와 거래관계를 유지하지 하기 위해 적자수출을 감수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24.2%는 '신규 수주를 아예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무역업체들은 현재의 환율 수준이 지속되면 92.2%가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으며 특히 이 가운데 56.7%는 '수출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71.8%는 정부가 현 시점에서 환율방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역협회 무역진흥팀 김범수 팀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함께 원-엔 환율도 최근 13개월 동안 24%나 떨어지는 등 달러와 엔에 대해 우리 돈의 가치가 함께 치솟고 있다"면서 "대일(對日) 수출 감소와 더불어 핵심 부품 및 소재의 대일 수입을 증가시켜 대일 무역역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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