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 외환銀 인수 ‘공개 러브콜’

  • 입력 2006년 2월 10일 03시 24분


8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

기자들과 만난 강정원(사진) 국민은행장은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2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고 밝힌 직후였으니 그럴 법도 했다.

강 행장은 기자들에게 “국민은행이 국내에선 ‘리딩뱅크’라는 말을 듣지만 외국에선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절름발이’에 불과하다”는 말로 외환은행 인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펀드 론스타가 실사를 위한 데이터룸을 개설하면서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초반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후보는 단연 국민은행이다.

강 행장은 “이제 금융 분야에서도 삼성이나 LG처럼 세계적으로 통하는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며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베트남 카자흐스탄 같은 개발도상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하는 등 인수 후 경영 전략까지 공개했다.

최근 시작된 외환은행 예비 실사에는 몇몇 외국계 은행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인 하나금융지주도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여력이 풍부한 국민연금관리공단도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와 함께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론스타 지분의 시장 가치가 5조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을 누가 파트너로 끌어들이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수 자금만 놓고 볼 때 국민은행이 하나금융지주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

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만 해도 지난해 자사주 매각 대금(약 1조3500억 원)과 순이익(약 2조2500억 원)을 합쳐 3조6000억 원 수준이다.

이르면 이달에 발표될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결과에서 경영평가등급이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라가면 출자한도가 자기자본의 15%에서 30%로 늘어 약 4조 원에 이르게 된다.

한 소식통은 “국내 은행이 세계적인 은행과 대적하기엔 아직 역부족이기 때문에 덩치를 더 키워야 한다고 정부도 보는 것 같다”며 “외환은행 인수 후보 가운데 국민은행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됐을까.

증권업계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보고서를 쏟아 냈다.

미래에셋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9일 “배당을 줄이고 자본력을 키우는 정책이나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참여 의지를 볼 때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두 은행의 시너지 효과가 4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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