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축산바이어 박봉규 “명절, 이래서 신난다니까요”

  • 입력 2006년 1월 27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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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축산 담당 박봉규 바이어가 24일 오전 매장에 수북이 쌓인 정육 선물세트를 점검하고 있다. 평소 오전 9시 출근인 박 바이어는 요즘 설 대목을 맞아 오전 7시부터 매장에 나와 눈코 뜰 새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미옥  기자
롯데백화점 본점 축산 담당 박봉규 바이어가 24일 오전 매장에 수북이 쌓인 정육 선물세트를 점검하고 있다. 평소 오전 9시 출근인 박 바이어는 요즘 설 대목을 맞아 오전 7시부터 매장에 나와 눈코 뜰 새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미옥 기자
“조심해서 다뤄요!” 설 연휴를 앞둔 24일 화요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2층 주차장. 이른 시간부터 수북이 쌓인 선물세트, 배송차량 등으로 북적됐다. 평소 오전 9시 출근인 축산 담당 박봉규 바이어도 ‘자식 같은’ 갈비 정육 선물세트를 ‘배웅’하러 새벽같이 나왔다. 갈비 정육은 대부분 20만 원대의 고가(高價)라서 제품에 흠이라도 생기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본점에서만 정육 세트 400여 개를 배송했다.

오전 9시 30분. 박 바이어는 사무실로 들어와 제일 먼저 매출을 확인한다.

오전 10시 40분. 백화점 개장 10분 만에 전국 21개 점포에서 갈비 정육 4000만 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점심 무렵에는 2억 원까지 올랐다. 갈비 값이 작년보다 30% 올랐는데도 판매는 20% 정도 늘고 있는 추세.

“어떻게 더 안 될까요?”

오전 11시 30분. ‘밤을 새워도 못 만들겠다’며 생산 공장에서 전화가 왔다. 갈비와 냉장육을 같이 묶은 선물세트가 당초 예상보다 두 배 이상 주문이 밀렸기 때문. 그는 “일단 갈비세트로 판매를 유도하자”며 한숨을 쉬었다.

명절을 앞둔 기간에는 생산 공장에서 고객까지 여기저기서 10분에 한 통씩 전화가 온다.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로 고기 값이 떨어진다는 소식에 ‘비싸게 돈 받는 사기꾼’이라며 항의하는 고객도 있어요. 설 물량은 작년 추석 때 확보한 거라 가격 조정이 어렵거든요.”

오후 2시 현장 점검을 위해 들른 서울 잠실점. 판매 담당자가 “고기 값 하락 소식에 비싼 갈비 판매가 줄어들까 걱정”이라며 할인행사 계획을 묻자 싱글벙글하던 박 바이어의 얼굴이 굳어졌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이익도 따져봐야 할 텐데….”

오후 8시. 이날 총매출을 따져 보니 갈비 정육만 25억 원어치가 팔렸다. 지난해 설을 앞둔 기간의 하루 평균 판매량 18억 원보다 40%가량 늘어난 셈이다.

박 바이어는 “설 대목을 앞두고 주가 하락 등 악재가 많아 걱정했는데 매출이 좋아 신바람이 난다”며 “밤새 일할 공장 직원들을 보러 가야겠다”고 생산 공장으로 향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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