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400시대…증권사 CEO들의 ‘도전 2006’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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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통합의 시대,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증권업계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올해 각오는 어느 해보다 비장하다.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부터 1,400을 돌파하며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제정되면 증권사가 증권, 선물, 자산운용업을 함께할 수 있게 된다.

본보는 대신 대우 삼성 우리투자 현대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 CEO를 만나 올해 전략을 들어봤다.

○ 아마추어 시대는 갔다

한 해 결산 시기가 3월 말인 증권사들은 2005년 수백 억∼수천 억 원의 순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재평가와 함께 증권업도 성장업종이 된 것.

하지만 CEO들은 과거 주가 상승기에 비해 차분한 모습이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영업을 쉽게 해 왔어요. 점포만 내면 고객이 와서 돈을 주고 갔어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어요. 증권사와 고객 모두 아마추어리즘을 버리고 전문가로서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주식거래 중개(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에 의존해 온 증권사의 과거 행적을 비판했다.

현대증권 김지완 사장은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올해 경영전략으로 ‘전 임직원의 전문가화’를 내걸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대송 부회장은 “어느 해보다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고 다양해질 것”이라며 “직원뿐 아니라 투자자 교육에도 더욱 많은 정성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사장은 취임 초부터 “고객에게 돈을 못 벌어주는 직원은 업계를 떠나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실력을 기를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우증권 손복조 사장은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증권사만 아니라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겠다

증권사 CEO들은 한결같이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가 취약했던 이 분야를 보강해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같은 세계적인 대형 투자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겠다는 것.

우리투자증권 박 사장은 “IB 역량을 강화하고 자산관리 영업을 확대해 국내가 아닌 아시아 자본시장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배 사장은 개인의 직접투자는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반면 간접투자인 펀드 시장은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줄곧 강조해 온 ‘자산관리 영업’을 올해는 정착시키겠다는 각오다.

대신증권 김 부회장은 “3년 전부터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해 왔다”며 “올해를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손 사장은 “올해도 주식 거래 중개 규모를 확대해 자본력을 확보한 뒤 퇴직연금, 신탁, IB 등의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김 사장도 “자산관리와 IB 분야를 활성화해 시황과 관계없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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