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수출 “이젠 유럽이 主무대”…기아-GM대우 수출 급증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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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모닝(수출명 피칸토)은 지난해 유럽에서만 10만3000여 대가 팔렸다.

이는 모닝 전체 수출량(13만1632대)의 78%. 수출된 모닝 5대 중 4대가 유럽에서 팔린 셈이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소형차 부문 판매 1위에 올라섰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유럽지역 공략이 결실을 보고 있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도 유럽이 북미를 제치고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다. 유럽인이 선호하는 경차와 디젤 차량을 앞세워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

○이젠 유럽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전체 수출량 100만1258대 가운데 유럽지역 수출이 36만1551대로, 북미지역 수출량 30만1789대를 앞질렀다.

2004년에는 기아차의 북미지역 수출이 33만707대로 유럽지역 26만7412대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북미지역 수출은 8.7% 줄어든 반면 유럽지역 수출은 35.2% 증가했다.

기아차 측은 “모닝은 물론 쏘렌토 스포티지의 유럽시장 판매량도 20% 이상 훌쩍 뛰었다”고 말했다.

GM대우자동차도 지난해 전체 수출량 105만 대 중 유럽지역 수출이 42만4609대로, 북미지역(14만7229대) 수출량을 크게 압도했다.

유럽지역 수출량은 전년도에 비해 17.5%나 성장한 반면, 북미지역 수출량은 10.3%나 감소했다.

쌍용자동차도 지난해 유럽 수출량이 4만5169대로 아시아태평양(9296대), 중남미(5867대), 중동지역(3169대)을 앞서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준공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현지 생산에 따라 북미지역 수출이 2004년 49만5218대에서 지난해 38만6802대로 줄었지만 여전히 북미가 최대 수출시장이다.

하지만 유럽지역 수출은 2004년 33만2117대에서 지난해 35만4479대로 6.7% 늘어 북미지역을 바짝 추격하면서 2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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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현지화 전략으로 승부

유럽시장의 수출 비중이 확대된 것은 작은 차와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유럽인의 기호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로 풀이된다.

GM대우차는 “최대 수출시장이던 미국은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에 최근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국내 업계의 수출이 다소 주춤해졌다”며 “반면 유럽은 작은 차를 선호해 2000cc 미만의 차량을 주력 수출차종으로 내세운 수출 전략과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쌍용차도 “유럽은 연비가 좋은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다른 지역보다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자동차회사는 다양한 서비스 및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 9개 법인이 진출한 기아차는 실시간으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기존 5개국에서 10개국으로 확대 적용했다. 또 유럽에서 활약하는 축구선수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차두리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현대차는 국제축구연맹(FIFA) 및 2006 독일 월드컵 공식 후원기업의 장점을 활용해 축구를 통해 유럽인들에게 적극 다가가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차는 유럽인이 선호하는 승마 요트 경기 등을 후원하며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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