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6시그마’운동 8개월째… 작지만 큰 변화

  • 입력 2005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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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태평양의 화장품 공급 시스템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종전에는 동네 화장품 전문점이 품절된 제품을 주문하면 이틀 뒤에나 도착했는데, 9월부터는 주문한 그 다음 날 오전 10시에 물건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해당 제품의 공백 기간을 하루 이상에서 수 시간 내로 크게 줄인 것이다.

태평양이 올 4월부터 6시그마 경영혁신을 도입한 이후 생겨난 변화 중 하나다.

27명으로 이뤄진 태평양 6시그마팀은 화장품 전문매장에서 품절된 제품의 하루 공백이 초래하는 매출 손실을 계산하고,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궁리했다.

야간 운송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품절제품 긴급수송 대책’은 이런 고민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태평양의 6시그마 실험

6시그마는 생산과정의 오류를 수정하고, 제품의 불량률을 100만분의 3.4 이내로 줄여 무결점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경영기법이다.

6시그마는 생산직이 아닌 사무직의 경우 업무 성과를 수치화하고, 불량률을 낮추는 방식에 적잖은 저항이 생기는 등 제도 정착이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태평양은 올해 6시그마를 통해 46개 부문의 경영혁신을 이뤄냈으며 내년에는 160여 개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생산 관리 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서 ‘불량률 제로’를 실현하면 2015년에는 화장품 기업 글로벌 톱10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평양이 6시그마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요인은 무엇일까.

○오너의 6시그마 열정

태평양 서경배 사장은 올 4월 6시그마 추진팀을 꾸리면서 ‘각 부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재로 충원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6시그마 추진팀은 인사고과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평균 근속연수 8년차 과장급으로 진용이 짜였다.

이후 서 사장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 본사 6층 추진팀 사무실에 수시로 들러 팀원들을 격려하고, 2박 3일 일정의 백두대간 등반도 같이했다.

오너의 6시그마 열정이 알려지면서 추진팀에서 내놓는 혁신안의 실행도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태평양은 올해 6시그마를 통해 170억여 원의 비용 절감 성과를 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한방화장품 ‘설화수’年매출 4000억 돌파▼

태평양은 26일 고급 한방화장품 ‘설화수’가 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40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화장품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의 올해 화장품 부문 매출 3150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한편 태평양은 설화수 매출 4000억 원 돌파를 기념해 30만 원대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 ‘진설’을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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