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CB’ 삼성 비서실 개입 포착

  • 입력 2005년 12월 2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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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상무 등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4자녀가 1996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인수해 에버랜드 지배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의 실무 직원이 일부 관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鄭東敏)는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과장으로 근무했던 직원에게서 이 같은 진술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이 실무자가 ‘재용 씨 등에게 에버랜드의 지배권을 넘기기 위한 목적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삼성그룹 비서실이 개입했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재용 씨 등 4남매가 CB를 인수할 당시 사용한 수표 뒷면에 여동생의 이름이 서명된 사실을 파악했다. 재용 씨가 CB 인수 대금으로 사용한 수표에 여동생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재용 씨가 당시 일본 유학 중이었다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삼성그룹 비서실이 수표 배서를 포함한 CB 인수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1996년 배정된 에버랜드 CB를 실권 처리하지 않고 인수한 CJ(당시 제일제당) 등 법인 주주의 실무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실무자 조사가 마무리되면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장이었던 현명관(玄明官) 삼성물산 회장을 피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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