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에 반도체단지]10년 먹고살 ‘IT의 쌀’ 만든다

  • 입력 2005년 9월 3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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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반도체 단지에서 열린 2단지 기공식에서 사장단이 밝은 표정으로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29일 오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반도체 단지에서 열린 2단지 기공식에서 사장단이 밝은 표정으로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경기 화성시 반도체 단지 2기 투자계획은 메모리와 비(非)메모리 분야를 아울러 반도체 업계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330억 달러 투자’ ‘연구인력 5000명 충원’ ‘반도체 매출 610억 달러 달성’ 등에서 이런 뜻이 그대로 드러난다.

반도체 같은 대규모 장치산업은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성패를 좌우한다.

한국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의 경쟁업체들이 망설일 때 무모할 정도의 과감한 설비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예측한 이번 투자 결정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만든다

화성 단지에 새로 짓는 8개 반도체 라인에서는 8Gb(기가비트) 이상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등 차세대 첨단제품이 생산된다.

플래시 메모리는 황창규(黃昌圭)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의 예측대로 매년 저장용량이 2배씩 커지면서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라인의 크기도 대폭 확대된다. 현재 상용화된 12인치 웨이퍼뿐만 아니라 앞으로 생산할 16인치나 18인치 웨이퍼를 염두에 둔 것이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원판으로 크게 만들수록 기술력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내년 5월 가동 예정인 연구개발(R&D) 전용 라인은 32Gb, 64Gb 플래시메모리와 반도체 회로선의 폭을 4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및 30nm급으로 줄이는 첨단 기술 연구와 제품 개발을 맡게 된다.

삼성전자는 2012년 투자가 끝나면 경기 용인시 기흥읍과 화성시 일대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단지가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판 ‘실리콘 밸리’를 만들겠다는 것.

단지 주변에 장비 및 재료업체도 적극 입주시킬 계획이다.

○ 적기 투자로 효과를 높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역사는 ‘타이밍’을 정확히 예측한 과감한 투자로 요약된다.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뒤 10년 만인 1983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독자 개발했고 다시 10년 만인 1993년 메모리 반도체 1위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지금부터 2012년까지 매년 4조50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의 반도체 투자 규모는 △2002년 2조1900억 원 △2003년 3조9700억 원 △2004년 5조5000억 원 △2005년 6조100억 원(계획)으로 매년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8인치 라인(1992년)과 12인치 라인(2001년)에 과감하게 투자해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삼성의 이번 대규모 투자결정의 배경에는 메모리 분야의 독주와 비메모리 분야 급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미국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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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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